▲ 김 희 원 목사
인터넷 제국 대한민국. 갈수록 빨라지는 인터넷 속도 전쟁. 한국사회는 인터넷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은 남다른 속도를 자랑하는 인터넷 세상 안에서 사회 전반의 소식과 각종 정보를 얻는다. 어디까지나 순기능적 차원에서다. 하지만 작금의 한국사회에서 인터넷 문화는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더 큰 것 같다.

확실히 요즘 사람들은 각종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곳으로 단연 인터넷을 뽑는다. 클릭 한번만으로 자신이 궁금했던 내용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소셜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용자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실시간으로 자신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누군가는 세상 참 좋아졌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세상살이가 겁이 난다는 상반된 입장을 내놓고 있다. 딱 잡아서 누구의 말이 맞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근 들어서는 역기능적 부분이 좀더 부각되는 것은 사실이다.

간단한 예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각종 허위성 인터넷 댓글이 판을 친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자식을 차가운 바다 속에 잃어버린 부모의 심정은 갈기갈기 찢겨진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 누가 자식의 죽음을 태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악성 인터넷 댓글은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의 가슴에 커다란 멍을 냈다. 차마 입에 담기조차 힘든 악성 허위 댓글을 무분별하게 달아 유가족들을 괴롭힌 점은 엄중히 처벌받아 마땅하다. 뒤늦게나마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유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한 악플러들을 고소할 방침이라고 하니 다행이다. 풀릴지는 모르겠지만, 유가족들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한다.

사실 이들 악플러들은 단순히 세월호 유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한 것을 넘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도의마저 저버린 것이다. 비단 세월호뿐 아니라, 이들의 인터넷 횡포는 과거부너 지금까지 계속 이어졌다. 때로는 사실이 아닌 추측성 보도를 과장해서 퍼트려 피해자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갔으며, 민주화운동의 피해자들을 모욕적인 단어를 사용해 짓밟기까지 했다. 과연 진실과 정의는 어디로 실종했는지, 이들의 파렴치한 행위를 보면 가슴이 먹먹해질 뿐이다.

결국 물질발달이 가져온 인간의 이기가 사람됨마저 잃어버리게 만든 경우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일들이 일반사회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에는 한국교회 안에서도 인터넷 횡포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교회 내부 분쟁을 두고, 각종 허위 사실을 인터넷을 통해 퍼트려 사람들의 눈을 흐리게 만들고 있다. 진실은 왜곡한 채 거짓된 증언만을 진실인양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밝혀지지 않은 사실을 본인들의 입맛대로 재해석해 거짓말을 하는 양치기처럼 계속해서 내뱉고 있다.

누구보다 진실한 삶을 살아야할 크리스천들이 이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으니, 누구를 비판한단 말인가. 앞서 악플러들의 몇 줄의 댓글이 소중한 생명을 죽음까지 내몰 수 있다는 점을 한국교회는 모른단 말인가. 진실은 거짓에 뒤질 수 없고, 거짓은 진실로 언젠가는 밝혀질 일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자신의 잘못을 덮을 수 없는 것과 똑 같은 이치다. 한국교회 안에서나 사회에서 더 이상 인터넷 폭력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보며 아픔을 나누지는 못할망정, 가슴을 후벼 파는 악성 댓글은 더 이상 단 한줄이라도 나오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기독교국제선교협회 회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