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 각 교단의 총회가 일제히 시작됐다. 지난 15일 예장 대신을 필두로 22일부터 예장통합, 예장합동, 예장백석, 예장고신 총회가 열린다. 각 장로교단들은 해마다 정책총회보다는 선거에만 지나치게 에너지를 쏟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년 총회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임원선거 과열로 인한 후유증과 대사회적인 사명과 미래비전 제시보다 교회 내부문제에만 급급한 근시안적이고 비능률적인 총회가 되지 않길 바란다.

특히 금년 주요 장로교단들의 총회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예장 통합과 합동은 총회 창립 1백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에 열리는 이번 총회에 더욱 심도 있는 논의와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백년을 보내고 새로운 1백년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딛는다는 점에서 한국교회 전체와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가 될 어떤 결의가 도출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한국장로교의 지난 한 세기를 돌아볼 때 공(功)도 있었고 과(過)도 있었다. 한국 장로교회가 100년 만에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고, 한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한 부분이다. 하지만 교회 성장 이면에 자리잡은 교단과 교파의 분열은 한국교회에 주홍글씨처럼 박혀있다. 특히 1950년대 이후 교회의 분열은 표면적으로는 신학에 대한 갈등으로 비쳐지지만 사실상 교단의 권력과 정치적 요인으로 진행된 것이기에 지금까지도 심각한 후유증을 낳고 있다. 교권 다툼으로 교회가 분열된 후 교회에서 권력에 집중하려는 폐단이 심화됐고, 교회의 윤리성 도덕성마저 상실되는 문제를 야기했다. 확실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현재 한국 교회는 장로교단만 300여 개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대부분은 교단의 정치적 주도권을 쥐기 위해 지연과 학연 등을 중심으로 쉽게 흩어지고 모이는 이합집산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장로교가 이토록 계속해서 세포분열을 하고 있는 데는 부족한 역사의식이 한 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장로교회는 교회의 2000년 역사 속에서 이제 100년여의 시간을 보냈다. 부족한 역사의식으로 인해 한편으로는 개혁교회의 전통을 외치면서도 개혁교회답지 않은 분열의 모델이 된 셈이다.


교회의 분열은 예수님의 몸을 찢는 행위이다. 특히 교회가 지연과 학연으로 분열된 이후 사회에서도 지역색에 따른 분열이 나타났다고 볼 때 오늘날의 뿌리 깊은 지역색은 교회가 그 시범을 보인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회 분열은 교회의 세속화에 뿌리를 두고 있고 이는 곧 교회의 세속화와 타락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한국의 장로교단들은 이 같은 책임에서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다(엡1:23). 그리고 그리스도가 우리 생활에 오시는 영역이 바로 교회이다. 그리스도가 이 교회 안에서 자신을 우리에게 주시는 사실 때문에 성도의 연합이 완성되며 그리스도의 몸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머리가 되시는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가 한 몸이 되는 것이다.

이번 각 장로교단의 총회가 그리스도와 더불어 생명적이며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함으로 병든 사회를 치유하고 실망과 좌절 속에서 사는 이들에게 소망을 주며, 이 나라와 민족의 갈 길을 제시하고 선도하는 교회로서 자리매김하는 성숙한 총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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