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원 목사
연일 언론을 통해 비춰지는 국회의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무려 3~4개월 동안 단 한건도 안건을 처리하지 못했다는 소식은 국민으로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석 상여금을 받았다는 추문은 가슴 한 곳을 아리게 만든다. 국민들이 그저 자리나 차지하라고 국회의원이란 금배지를 달게 해준 것은 아니다. 어찌 보면 국민을 위한 ‘머슴’이 되라고 소중한 표를 행사해준 것이다. 때문에 국회의원들은 자신이 맡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현안처리에 골몰해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교회 안에서도 이러한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해마다 총회 때만 되면 노회에서 수많은 안건들이 상정되지만, 제대로 처리되는 안건들은 극히 일부분이다. 대부분 다음 회기로 은근슬쩍 넘기거나, 다른 안건에 스리슬쩍 끼워 넣어 통과시키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교단의 다음 회기를 위한 중요한 안건임에도 총대들의 관심은 오로지 누가 임원으로 선출되는 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죽하면 9월 총회를 두고 ‘임원선거를 위한 총회’라고 잘라 말하겠는가.

하지만 올해 총회는 투명하고 공정한 임원선거뿐 아니라, 산재된 안건들을 최대한 많이 처리하는 성총회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누군가의 눈치를 살피며 잘못된 부분에 대해 ‘나 몰라라’ 넘어가지 말고, 소신을 갖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총대들이 되기를 기대한다. 각 교단에서도 소수의 의견이라고 묵살하지 말고, 귀를 열어 청취하는 자세를 취했으면 한다. 작은 의견 하나하나가 장차 교단의 미래를 가늠 질 ‘굿 아이디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임원선거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는 총회의 정서를 바꾸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면 한다.

2014년 9월 총회에서는 모두가 ‘예’라고 앵무새처럼 따라할 때, ‘아니오’라고 과감히 손을 들 용기를 가져보자.

기독교국제선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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