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에 눈 흐려진 영혼에게
무던히 참던 겨울 전령 발끈해서
수억만 장 흩뿌려진 새하얀 소식지
몰아닥칠 한파를 귀뜸해 준다
똘똘 뭉친 이기심으로
교만의 뿔 높이 솟아올라
하늘과 사회질서 외면한 채
세상 다 잡으려고 발버둥치지만
헛된 욕망은 허공만 맴돌 뿐
이따금 긴 여정에서
매사를 얼렁뚱당 해결하려다가
사랑앓이까지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선善한 지혜로
환한 웃음 지으며 감사 넘치는 삶이라면
늘 행복 찾기 정답 그 안에 다 있다는 것을.

▲ 정 재 영 장로
행복을 찾는다는 일은 각자의 가치관이나 만족도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살아간다. 사람이 행복을 찾아 가는 길이 곧 인생의 ‘긴 여정’인지 모른다.

화자는 탐욕, 이기심, 교만, 욕망, 치열성의 결여 등에서는 행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행복을 찾기 위해서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은 ‘사랑앓이’다. 사랑앓이를 통해서만이 감사가 나오고 그런 감사한 마음이 드는 곳에 행복이 있다는 것이 요지다.

그럼 행복이 존재하는 감사를 유발하는 동기인 ‘사랑앓이’는 무엇일까. 시어는 매우 관념적이다. 그러나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인 탐욕이 가져다주는 일은 마치 눈 내리는 겨울의 한파 속의 비유로 말하고 있다. 동시에 겨울이란 인생의 마지막 때를 의미기도 한다. 탐욕을 추구했던 인생의 마지막 모습은 불행을 초래한다는 것을 눈 속을 헤매는 모습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교만이란 것도 이기심으로 뭉친 자기중심적인 삶을 지칭한다. 교만이란 세상의 욕심에서 생긴다는 것이다. ‘세상 다 잡으려는’ 이라는 말은 지족(知足)하지 못하는 심리다. 만족을 모른다는 것 자체가 헛된 욕망이다. ‘허공을 맴도는’ 다는 말은 부질없음을 말하고 있다. ‘얼렁뚱땅’이란 말은 삶에 대한 진지성의 결여다. 결국 사랑의 속성인 진지성 곧 사랑앓이와 반대로 건성으로 살아가는 인생, 즉 인생의 목적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산다면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랑앓이를 이미지화한 것이 나무다. 나무를 이타적 삶의 비유로 차용하고 있다. 나무가 왜 아낌없이 주는 것에 대한 해석은 차제하고, 화자는 결론적으로 이타적 삶에서만 ‘환한 웃음이 넘치는 감사의 삶’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행복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사랑처럼 이타적인 곳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국기독교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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