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신 목사
요즘 학교에서의 왕따와 폭력문제가 우리 교육풍토를 망치고 있다. 어린 학생들이 일진이라는 폭력조직을 갖추고 학원폭력을 주도하고 있는 현실은 충격적이다. 이는 학교가 그동안 이러한 문제를 방치해 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어린 학생들이 끔찍한 폭력을 마다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인간성에 대한 근본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뒤늦게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법적 처벌 강화와 철저한 감시 그리고 폭력 학생들의 관리만으로는 학교 폭력을 근절시키기 어렵다. 이러한 방법은 일시적인 처방이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못된다. 무엇보다 우리 교육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입시위주의 교육은 개인간의 경쟁을 유발하여 인간적인 관계를 해치고 있다.

친구가 아니라 경쟁의 상대인 만큼 서로 견제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우선하게 한다. 이런 교육 풍조는 결국 약한 자들을 짓밟고 강자가 돼야 내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비인간성만 길러 줄 뿐이다.

그래서 학교에서의 인성교육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늘 다시 기독교의 미션학교 역할이 기대되는 것도 바로 이점에 있다. 미션학교의 교육 목표는 바로 하나님을 섬기는 자들을 배출하는 일이다. 경쟁을 통해 자신만의 출세를 위한 교육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고 사회를 구원하는 하나님의 일꾼을 배출하는데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 미션학교들이 이 같은 교육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가. 우선 모든 미션학교들은 종교교육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입시교육에 밀려 학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종교과목이 학생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면 미션학교의 종교교육은 유명무실한 것이나 다름없다.

미션학교들이 학생들을 자율적으로  선발하지 못하고 일률적으로 배정받는 방식에서는 학생들에게 온전히 종교교육을 받게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할지라도 미션학교는 대학입시 성과만을 추구하지 말고 인간교육에 중점을 두고 그야말로 기독교인을 배출하는 일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목의 역할을 강화하고 교과목 외 학교 활동에 인성교육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시행하면 좋을 것이다. 교과목을 소홀히 한다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션학교는 학부모 및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진정한 교육의 목적이 무엇인지 이해를 시켜야 할 것이다.

왕따와 폭력이 얼마나 학생들의 정신을 피폐시키는 것인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그 해악을 납득시키는 것도 학교의 의무이다. 따라서 진정한 교육풍토를 만들어 가는 일에 미션학교들이 앞장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장 통합피어선총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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