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 근무제 등 사회문화적 환경의 변화로 주일성수에 대한 크리스천들의 인식도 달라지는 추세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예배를 드리는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이에 대한 신학적 검토가 필요하다. 주일성수의 의미를 신학적으로 고찰하고 현대교회가 이를 어떻게 계승해야 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총회장 백남선 목사) 교육진흥원이 10월 27일 서울 대치동 총회회관에서 ‘21세기 개혁주의 신학이 주일성수에 대하여 묻는다’라는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노재경 목사(총회교육진흥원장)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힘을 잃어가는 이유에는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나 교회 공동체의 혼란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주일성수에 대한 급격한 쇠퇴로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20여 명의 교인들을 상대로 주일성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주일에 ‘결석하지 않는다’가 29.1%, ‘자주 결석한다’가 34.7%, ‘조금 한다’가 34.4%로 나타났다”며 “주일성수를 철저히 하지 않는 경우가 69.1%로 전체 2/3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출석하지 못한 요인으로는 △영적 침체 13.6%, △가족과 함께함 14.0%, △경조사 20.0%, △학업 및 경제활동 19.2%, △여가 및 취미생활 33.2%로 각각 조사됐다.

노 목사는 “조사 결과대로라면 교회를 굳건하게 지탱하고 있는 성도들의 비율은 30% 정도로, 70% 정도는 신앙생활이 항상 가변적일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주 5일 근무제와 IMF 그리고 정보화 사회를 거치면서 신앙생활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줄어들고 그 결과 다양한 세속적인 요소들이 교회 안으로 침투해 들어왔다”며 “주일성수 개념이 신앙생활의 중심 자리에 위치해 있기보다는 일상생활의 부수적인 위치에 처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주일성수를 역사신학적으로 고찰한 박용규 교수(총신대)는 “주 5일제 근무로 근무 형태가 바뀌면서 주일성수가 일대 도전을 받고 있다. 아침 일찍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고 오후에는 가족들과 여가를 즐기는 경향이 점차 많아졌다”며 “이는 1930년데 이후 미국교회가 직면했던 현상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단 세력들은 이미 폐기된 안식일을 강조하면서 번창하고 있으나 한국교회는 저녁예배를 없애는 등 주일 예배의 정신을 퇴색시키고 있다. 때문에 영적 침체의 길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면서 “한국교회는 청교도주의적인 자세로 돌아가 주일 오전 성경공부와 대예배, 저녁예배 등을 부활시켜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외에도 김희석 교수가 ‘개혁주의 관점에서 본 안식 개념과 주일성수’라는 주제로, 김남준 교수(총신대)가 ‘청교도의 주일성수, 평가와 계승’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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