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원 목사
아기 예수가 탄생한 복된 성탄절이다. 주님의 은혜와 축복이 충만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한 가지 더 바라자면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기보다, 상품을 팔기 위해 의미를 왜곡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솔직히 작금의 성탄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복하는 날이라기보다, 온갖 상품을 팔기위한 날로 변질됐다. 거리마다 울려 퍼지는 캐럴은 은혜롭기보다 방자한 느낌이 강하고, 건물마다 우뚝 솟아있는 휘황찬란한 성탄트리는 겸허히 수용하기에는 너무 화려하다. 길거리를 누비는 사람들도 성탄절이라는 공휴일로 인식할 뿐, 아기 예수가 오신 날이라고는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성탄절이 상품화되어 연일들을 위한 데이트 날, 가족끼리 쇼핑을 즐기는 날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각 기업들의 행태를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맘때만 되면 각 기업들은 각종 세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하나님이 죄 많은 인간을 위해 생명의 구원을 선포하신 날이라는 것을 교묘하게 이용해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터는 일에 목을 매고 있다. 아무리 성탄절이 변질됐다고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문제는 크리스천들 가운데에서도 성탄절을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복하는 특별한 날로 인식하지 않고, 단순히 교회에 출석해 선물을 나누는 등 세속적인 기쁨에만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성탄절이 기독교인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친숙한 절기가 되는 것은 좋은 징조이지만, 상품화되는 것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전깃줄로 칭칭 동여맨 성탄절 분위기는 마치 예수 그리스도를 전깃줄로 고문하고 있는 형상과 다를 바 없다. 제대로 된 의미 없이 하늘 높이 솟은 성탄트리도 바벨탑과 다를 바 없다. 오직 아기 예수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복하는 의미를 부여할 때 비로소 성탄절 분위기와 성탄트리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성탄절 분위기를 바로 잡기 위해서 크리스천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상품화되는 성탄절에 편승하지 않도록 스스로 절제해야 한다. 아울러 이 땅에 어둠과 혼란을 걷어내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오신 아기 예수의 탄생일의 의미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이 땅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깊은 관심을 보여야 한다.

올해에도 구세군 자선냄비에 익명의 선한 이웃이 1억원을 기부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이 때에 참으로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다만 그 기부자가 크리스천이었더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생각이 든다. 비록 1억원의 거액이 아니더라도 크리스천이라면 당연히 이 땅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누구보다 먼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 땅에 오신 아기 예수의 향기를 닮아가는 참 크리스천이라고 생각된다.

성탄절을 기해 이러한 천사 같은 행동을 크리스천들이 본받았으면 한다. 휘황찬란한 성탄트리와 귀가 아프도록 울려대는 캐럴에 몸을 맡기기보다, 조용히 주변의 소외된 이웃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려는 노력이 선행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올해 성탄절은 겸손하게 이웃을 섬기는 특별한 날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기독교국제선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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