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었지만 올해도 우리 사회가 처한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갈등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하나님의 은총이 그리스도의 평화를 갈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가득하기를 소망하면서, 과연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교회는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사회의 계층 간, 그리고 지역 간 서로 대립과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오히려 온 국민들을 절망으로 몰아넣는다는 교계 안팎의 비난을 받고 있다.

또한 한국교회는 남과 북의 화해를 놓고 첨예한 보혁갈등의 대립을 안고 있는 것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교회가 보여주고 있는 보혁간 정반대의 모습은 오늘 한국교회의 분열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평화와 화해의 전도사가 되어야 할 한국교회가 오히려 세대간, 지역간, 계층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방적인 미국 의존도에 집착하고 있는 보수교회와 자주적인 민족 화해를 이끌려는 진보교회간의 갈등도 여전히 다시 풀어 나가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특히 지역 간 갈등이나 교단과 교파의 분열과 더불어 소외된 이웃을 향한 사랑의 실천보다는 교회성장에 온 심혈을 기울여 온 개교회주의 병폐도 우리의 희망을 앗아가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올해는 광복 70주년과 건국 7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이다. 한국교회는 태동부터 지금까지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소외되고 힘없는 자들의 편에 서서 희망을 심어줬고, 이를 통해 모든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인도해 왔다. 이에 우리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새 세상에 대한 소망을 바라면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선교 사명을 다하기 위해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지난 세월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해 왔던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의 영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희망의 전도사’로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럴 때만이 진정으로 교회가 하나님의 교회로 거듭나고 세상을 섬기는 교회의 사명을 다시 찾을 수 있다. 좌절감과 패배의식, 정체성의 혼돈 속에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수많은 우리 이웃들이 가장 소원하는 것은 그래도 희망이다. 왜냐하면 희망은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믿음의 근거이자 불확실한 미래를 밝게 여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하고 있다. 교회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지 못하고 마냥 안주만 해서는 결코 성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없다. 누가 뭐라고 해도 교회는 인류의 희망이며 영적 최후의 보루이다.

또한 교회가 이웃과 함께 하면서 사회를 껴안고 예언자적 사명을 다 할 때만이 정의롭고 희망찬 사회가 도래하는 법이다. 따라서 새해에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먼저 다가가 ‘희망의 증인’이 됐으면 한다. 또 사회적 갈등과 남북 갈등을 해소하는 데에도 앞장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장 통합피어선총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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