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대학교병원 성형외과 김정태 교수와 수술 전 멜리사.<기아대책 제공>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이 안면 기형으로 시력을 잃고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프리카 잠비아의 한 소녀를 한국에 데려와 수술한 것으로 전해져 훈훈한 미담을 전하고 있다.

기아대책은 최근 잠비아 소녀 찬사 멜리사(14세)를 한국에 데려와 수술했다고 밝혔다.

멜리사의 얼굴에서 왼쪽 눈 피부가 흘러내리기 시작한 것은 2살 무렵부터다. 이 때문에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멜리사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그렇게 병명도 모른 채 12살이 된 멜리사는 흘러내린 얼굴 피부가 덮은 왼쪽 눈에 백내장이 진행됐다. 왼쪽 발도 함께 부어 신발도 신을 수가 없었다. 친구들의 놀림은 멜리사를 더 힘들게 했다. 얼굴을 때리며 놀리는 친구도 있었다.

멜리사는 지난해 4월 기아대책 희귀병 치료 프로그램으로 잠비아 루사카 대학병원에 갔으나 별 이상이 없다며 수술을 다른 병원으로 미루는 등, 치료를 받지 못했다. 이에 기아대책 홍현기 기아봉사단원은 한국에서 치료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하여 한국 땅을 밟게 됐다.

치료를 맡은 한양대학교병원 김정태 교수(성형외과)는 첫 검진 후 “수술시기를 놓쳐 종양이 많이 커져서 눈 주변을 감싸고 있다. 그냥 두면 안구 적출과 암으로도 변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달 29일 10시간 넘게 진행된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다행히 안구 적출 까지는 하지 않았고, 얼굴 종양은 모두 제거했다. 허리의 피부를 떼어 얼굴 종양제거 부위를 덮는 피부이식 수술도 마쳤다.

수술 후 깨어난 멜리사는 곁을 지키던 할머니에게 “수술 받을 수 있어 고맙다”는 말을 가장 먼저 했다고 홍현기 기아봉사단원은 말했다. 퇴원을 앞 둔 멜리사의 꿈은 성형외과 의사다. 고국에 돌아가면 바로 학교에 가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들떠있다. 그러나 한양대학교병원에서 수술 치료비의 50퍼센트를 지원해주었지만 치료비와 항공비 2천여 만원이 여전히 부족하다.

한편 한양대학교병원은 기아대책과 협약을 맺고 의료지원 필요 환자를 지속적으로 돕고 있다. 김정태 교수는 2010년 아이티 소년 디마시, 2012년 태국 소녀 펜잔, 2014년 태국 여성 디캄 등의 안면 수술을 집도했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