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7일 제3회 탈핵주일 연합예배가 부산 기장군에 있는 고리 원자력 발전소 앞에서 개최됐다.

이날 연합예배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생명윤리위원회와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이하 핵그련)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탈핵주일 연합예배는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3월 11일 직전 주일을 ‘탈핵(핵 없는)주일’로 제정해 한국교회 내에서 핵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고, 핵 없이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자는 취지에서 2013년부터 지켜오고 있다.

올해는 2012년 설계 수명이 종료되었음에도 27일 10년 연장 가동을 결정한 월성 1호기와 30년 설계 수명 종료에도 불구하고 2008년 10년 수명 연장을 승인하고 현재 가동 중인 고리 1호기의 사용 중단을 위해 기도회를 개최했다. 부제도 ‘굿바이 노후 원전’이라 정했다.

기도회에는 2백여 명이 참석했고, 핵그련 정책홍보대회협력위원회 위원장 신미숙 목사(한국교회여성연합회 총무)의 사회로 1부 예배와 2부 증언과 행진으로 진행됐다.

1부 예배에서 박철 목사(부산 NCC 증경회장, 좁은 길 교회)는 ‘탈핵으로 생명과 평화를!’을 주제로 “생명 파괴에 맞서는 것은 기독교의 신앙”이라며 “생명 살림과 보존을 위임받은 그리스도인으로 생명을 죽이고 파괴하는 이들과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말씀을 전했다.

박철 목사는 “핵발전소는 악마의 속삭임이며 인류 멸망의 지름길”이라며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지 말고 시대적 사명에 따라 핵 없는 금수강산을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전해 줄 수 있도록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인사말을 전한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 집행위원회장 안홍철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는 “비록 월성원전의 수명연장이 결정되었지만 고리는 막읍시다.”라며 “국민 다수의 반대에도 7명의 찬성으로 연장되는 현실에 한숨이 나오지만, 한숨보다 큰 숨으로 희망을 내다보자”며 “1년 혹은 2년 길게는 20년 후에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볼 것이라는 믿음을 놓지 말고 노후 원전 사용중단을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예배 후 참석자들은 핵없는 세상을 위한 부산기독시민연대 집행위원장 오문범 목사의 사회로 증언과 고리 원자력발전소 정문 앞까지 행진했다.

현장 증언에 나선 에너지정의행동의 활동가 정수희 씨(새날교회)는 “비록 월성 1호기의 재사용 결정이 내려졌지만, 폐쇄가 목전에 다가왔음을 믿는다.”며 “핵발전소가 희생의 시스템이라는 시민의 공감을 넓히는데 좀 더 노력한다면 폐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CCK 생명윤리위원회 서기인 유미호 씨도(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폐기되어야 할 노후 원전이 연장되는 절망의 현실이 우울하지만, 희망을 잃지 말자”며 “비록 노후 원전이 재가동이 결정됐지만, 가동이 중단되고 탈핵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말자”고 덧붙였다.

예배 참석자들은 고리 월자력 발전소 홍보관 앞에서 원자력 발전소 정문에 이르는 1KM를 행진하며 한 손에 피켓을 들고 “노후 원전 폐쇄”, “탈핵만이 살길이다”를 외치며 모든 순서를 마쳤다.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 생명윤리위원회(위원장 문용식 사관)는 27일 새벽에 기습적으로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을 결정한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심각한 유감을 표명하고 즉각 이 결정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NCCK는 설계 수명을 다한 위험천만한 노후 원전들이 폐쇄될 때까지 계속 기도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