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서영 목사
2013년도 어느덧 한 달이 훌쩍 지나갔다. 올해 첫 단추를 잘 끼웠는지 의구심마저 든다. 올해는 우리나라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 시대가 문을 연다. 과연 여성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어찌됐든 박근혜 대통령은 산재된 과제가 많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선 당장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대선이나 총선에서 나타났듯이 지역감정과 이념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언제까지 지도에 빨간색과 초록색으로 구분지어 표시할 것인지 되새겨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바란다면 우리나라가 하나 되지 못하고,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지는 모습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대통령이 먼저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또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내세웠던 각종 공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분별하게 던진 공약이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이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국민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야 한다. 만일 공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소홀하다면 국민은 더 이상 대통령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뿐 아니라, 한국교회도 2013년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는 점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그중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일이 바로 화합과 일치로 거듭나는 일이다. 1-2년 사이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던 점은 한국교회 100년 역사 중 치욕스러운 일이다. 서로 감싸주지는 못할 만정, 헐뜯고 할퀴고 온갖 불합리한 일을 자행했던 것을 생각하면 같은 목회자로서 고개를 들 수 없을 지경이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올해를 화합과 일치의 해로 정하고, 서로 보듬어줄 수 있는 넓은 아량을 보여야 한다. 서로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이와 함께 한국교회가 대사회적 나눔과 섬김 사역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물론 현재도 부족함이 없는 듯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나,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를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차고 넘치도록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과 섬김 사역에 매진해야 한다. 교회확장이나 교인수 부풀리기에만 혈안이 되지 말고, 굶주린 사람들에게 한 끼라도 더 식사를 대접하겠다는 생각을 먼저 해야 한다. 교회성장에만 몰두하면 땅바닥에 곤두박질한 교회신뢰도가 다시 상승곡선을 그릴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사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지나친 성장주의와 부흥 일변도의 목회양상으로 인해 후퇴를 거듭했다. “교회가 성장하겠다는데 말할 사람이 누가 있겠으며, 교회가 부흥하겠다는데 탓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물으면 할 말이 없지만, 그러나 누구를 위한 성장이며 무엇을 위한 부흥인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마치 숫자에서 밀리면 안 되고, 규모에서 처지면 안 되고, 파워에서 꿀리면 마치 목회가 실패한 것처럼 여기고 생각하고 판단해 버리는 풍토가 되었다.

더불어 한국교회가 대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해 참여도를 높여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쌍용자동차 사태, 재능교육 사태, 제주 해군기지건설, 정부의 4대강 사업, 핵발전소 문제 등 각종 사회적 문제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참여는 극히 미약한 수준이다. 오히려 사회적 참여를 사치로 여기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교회의 참여는 절대적이다.

이 시대에 교회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내 교회만 생각하고 몸집만 불리고 내 것만 챙겨서야 되겠는가. 교회가 나눔과 섬김, 사랑의 실천이라는 본질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맛을 잃어버린 소금이요, 빛이 꺼진 촛불처럼 생명력을 상실하고 말 것이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땅바닥에 떨어진 교회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 나눔과 섬김 사역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을 아로 새기자. 예장 합동개혁 총회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