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연합회장 신상우 목사, 이하 카이캄) 제31회 목사고시 심층면접이 지난 3월 23일 서울 양재동 횃불선교센터에서 진행됐다. 12시간을 넘긴 마라톤 면접 끝에 최종적으로 113명이 통과했다.

카이캄의 목사안수 과정은 엄격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단순히 신학적인 지식만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목사로서의 소양이 있는지, 인격적인 문제는 없는지, 정확하게 소명을 받았는지 여부를 끊임없이 살피고 또 살핀다.

그 과정에서 특화된 것 중 하나가 바로 심층면접이다. 이날 진행된 심층면접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면접관들의 질문이 응시자들을 당혹케 했다. “목회자로서의 소명을 어떻게 설명하겠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얼마나 되나?”, “목사와 선교사의 차이는 뭔가”, “당신에게는 남을 탓하는 경향이 있다.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당신이 쓰고 있는 가면의 정체는 무엇인가?” 등.

내면을 들여다본 듯한 면접관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지원자들은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고, 요점을 피하려 말을 빙빙 돌리기도 했으며, 스스로 방어하기 위해 갖은 변명들을 쏟아내기도 하는 등 갖가지 모습들을 연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면접에 참여한 이들은 면접을 위한 질문서를 제출했고, 성격검사(MCMI)와 다면적 인성검사(MMPI)를 치렀다. 면접관들은 그 결과물을 토대로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날 지원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공통된 답변은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또는 “사실 맞습니다”였다.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며 외톨이와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는 한 지원자는 “그들에게 육신의 것만 먹일 것이 아니라 영혼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목사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목사로 부름받은 소명’을 묻는 질문에 자신이 목사가 되어 하고싶은 일들만 늘어놓아 핀잔을 받았다.

한편 또 다른 지원자는 스스로 가면을 쓰고 있다고 고백했다.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고 살면서 결과와 평가에 주목했다”면서 성장 과정에서 자신이 이러한 가면을 쓰게 된 이유를 나름대로 설명하기까지 했다.

이에 최은영 교수(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상담센타 소장)는 “결과지를 보면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정확하게 잡힌다. 당신은 스스로 쓰고 있는 가면의 정체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팔레스타인에서 선교사로 사역했던 지원자에게 윤세중 목사는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모습이 성격처럼 붙어있다. 자신의 주장을 잘 전달하려는 훈련이 되어 있어서 선교사로는 좋지만 목사는 다르다. 당신은 설득하려 하고 설득당하지 않으려는 사람과 항상 갈등이 있기 마련”이라고 꼬집었다.

지원자는 “정확하게 보셨다. 선교지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얼마나 잘 설득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살았다”면서 “하나님이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이라면 목사로서의 사역에 뛰어들고 싶다”고 말했다.

카이캄은 목사안수 과정에 성격검사와 다면적 인성검사를 도입해 목회자로서 적절치 않은 성격이 발견되거나 잠재적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목사안수를 보류시키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합격자와 탈락자를 구분짓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들의 부족한 부분과 염려스러운 부분들을 지적해주고 개선을 유도한다.

분명한 소명 없이 열정만 넘치는 이에게는 제동을 걸어주고, 성격적인 문제가 발견되면 개선할 것을 권고한다.

때문에 스스로의 약점과 부족함을 잘 인지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보인다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얻게 된다. 반면 개선의 의지가 없거나 심지어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르고, 인정조차 하지 않는 사람은 최악의 경우 재응시조차 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카이캄의 이러한 면접 시스템은 목사안수 미자격자를 단순히 탈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 개개인의 성장과 개선을 도와 조금 늦더라도 다음에 다시 기회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목회자 전체의 자질 향상에 청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면접은 비전홀과 믿음홀에서 일반면접과 심층면접으로 구별돼 실시됐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면접은 시침이 한 바퀴를 돌아 밤 11시를 넘겨서야 끝났다.

일반면접은 이정숙 교수(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와 마평택 목사(새순교회), 오진탁 목사(목회지원팀), 이필재 목사(카이캄 고문), 박희철 목사(가정치유회복사역위원장), 신우선 목사(사이비이단척결대책위원장)가 담당했고, 심층면접관으로는 신상우 목사(카이캄 연합회장), 윤태열 목사(일산축복교회), 윤세중 목사(카이캄 목회국장), 최은영 교수, 홍경화 교수(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상담학)가 참여했다.

특히 심층면접 대상자들은 3명씩 팀을 이뤄 면접장으로 입장해 2~3가지의 공통질문에 답변한 뒤 다시 한 사람씩 개별 심층면접이 진행됐다.

팀의 공통질문은 10여분에 불과했으나 개별면접이 20~30분씩 소요됨에 따라 마라톤 면접이 이뤄졌다.

이번 제31회 목사고시에는 163명이 응시했으나 44명이 필기시험에서 고배를 마셨다. 면접 대상자 119명 중 6명은 안수가 보류돼 치유와 개선을 위한 상담과정을 이수하도록 했고, 다음에 다시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이로써 카이캄 최종면접에 통과한 113명은 오는 4월20~22일 미래목회바로세우기 세미나를 거쳐 4월24일 할렐루야교회에서 목사안수를 받게 된다.

한편 미래목회바로세우기 세미나에서는 지원자 모두에게 성격검사와 다면적 인성검사 결과지가 배포되고, 지원자에 한해 1:1 상담도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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