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교회당 건축으로 진 빚은 교인들이 드린 헌금으로 갚아야 할 하나님의 재산이다. 그럼에도 일부목회자들은 교회의 재산과 교인들을 자신의 소유물로 인식하고 있다”

계속되는 교회재산 둘러싼 법정다툼

교인들이 드린 헌금을 담임목사가 마음대로 사용해 법정소송에 휘말린 교회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것은 교회문제를 넘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양천구의 J교회 J목사는 교인들이 드린 하나님의 헌금 35억원을 마음대로 유용해 법정 구속됐다. 이 사건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6000여명이 출석하는 오늘의 교회로 성장시킨 J목사가 그 정도의 돈은 사용할 수 있다는 담임목사 지지측과 교인들이 드린 하나님의 헌금을 어떻게 마음대로 유용할 수 있느냐며 문제를 제기한 장로측 사이에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이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일부교인들은 교회의 재산과 교인들을 목회자의 소유물로 인정하고, 무조건 담임목사의 처사가 옳다고 따르는 종교집단의 형태를 그대로 보이고 있다. 교인들의 이러한 의식구조로 인해 담임목사가 교회당을 이단집단에 팔아 넘겨도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대한예수교장로회 모교단의 총회장은 교회당을 안산홍증인회에 팔아 넘겼다. 이 매매과정에서 제3자가 개입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교인들의 헌금으로 형성된 하나님의 재산이 아무렇지 않게 개인의 소유물, 즉 개인의 재산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것은 비단 이 교회 뿐만은 아니다. 안양의 B교회, 인천의 K교회, 성남 V교회, 용인 S교회, 종로의 C교회 등도 안산홍증인회로 교회당이 넘어갔다. 1966년 서울 강남의 한 대형교회가 지교회로 건축한 성남 분당의 G교회의 부지가, 박옥수 구원파측에 60억원에 매각됐다. 20여년전 대전광역시 가장동에 자리했던 H신학교는, 통일교에 학교를 팔아 넘겨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

이와 같이 일부교회가 이단에 교회를 팔아넘기는 것은, 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교회당을 건축, 대출 이자를 제때 갚지를 못해 경매에 붙여지는 등 최악의 상황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하우스푸어’가 한국교회 안에서 ‘처치푸어’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해마다 백여 건에 이르고 있으며, 무리한 건축은 결국 교인들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 때를 이용하여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들은 앞을 다투어 교회 건물을 사들이고 있다. 교회당을 무리하게 건축하더라도 화려하게 지으면, 교인들이 몰려 올 것이라는 환상이 이단에게 교회당을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다시말해 교회당도 투자한 만큼 부흥한다는 자본주의적인 논리가 목회자와 교인들에게 머릿속에 깊게 뿌리를 내려 망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무리한 교회당의 건축으로 진 빚은 교인들이 떠안아야 하는 것이 오늘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교회마다 많은 빚을 지고, 여기에서 헤어나지를 못하면서도 일부 교회의 목회자는 한번 5백만원 또는 1천만원씩 강사비를 내고 설교를 하는 웃지 할 해프닝이 한국교회에서 벌어지고 있다. 또한 4십5만원짜리 우물을 제3세계 국가에서 파주고, 선교를 했다고 자랑하면서 식사 한 끼에 5만원하는 호텔모임을 아무렇지 않게 갖는 아이러니도 발생하고 있다. 이것 역시 교인들이 드린 하나님의 헌금을 개인의 재산으로 생각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교회는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으로부터 빌린 돈이 무려 40조원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다 사채시장에서 빌린 돈을 합하면, 한국교회는 빚잔치를 해야 할 형편에 놓여 있다. 해마다 하나님의 헌금 4조원 이상이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의 이자로 새 나가고 있다. 최근 온누리교회와 사랑의 교회가 은행으로부터 천문학적인 빚을 내어 교회를 건축한다는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 교회를 향해 일부에서는 ‘빛(빚)을 내는 교회’라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간혹 몇몇 교회가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으로부터 돈을 빌려 교회당을 건축해 크게 재미를 보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이러한 교회를 모델로 삼아 자신의 처지는 생각하지 않은 채 무리한 빚을 내는 목회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한 시행착오는 클 수밖에 없으며, 빚을 갚지 못하면 교회당은 이단집단 등 제3자에게 넘어가는 치욕을 맛본다. 이단집단에 교회를 팔아넘긴 목회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처음에는 이단인줄을 몰랐다”, “매매 과정에서 제3자가 개입했다” 등 뻔뻔한 변명을 늘어놓기에 바쁘다.

사실 한국교회의 재산 형성에 대해 속속들이 들여다가 보면, 교회의 모든 재산이 담임목사의 이름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교인들이 떠나고, 교회의 재산이라고 입증할 수 없을 경우, 목회자 개인이 교회의 재산을 처분해도 아무 말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선교사들이 한국선교를 위해서 기부한 재산의 일부는 개인의 소유물이 되어 버린 지 이미 오래되었으며, 이를 둘러싸고 교단과 마찰을 빚는 경우도 있다.

교회재산 하나님의 헌금으로 형성

이렇게 한국교회의 재산이 교인들의 헌금으로 형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목회자들은 교회의 재산과 교인들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 교인들의 수를 계산해서 팔아넘기는 웃지 못 할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재산이 재단법인 또는 사단법인에 들어가지 않은 기도원을 비롯한 작은 교단의 교회는 경우는 더욱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교계언론의 일부를 장식하고 있는 매매광고 대부분은 교회당과 교인의 수를 계산해서 매매하는 경우이다. 무리하게 기도원을 건축한 경우는 간혹 찾아오는 교인들의 고혈을 짜내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기도원에서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온 암환자에게 5천만원 또는 1억원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한마디로 교인들의 헌금으로 조성됐지만,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는 재산을 지키기 위해 사이비적인 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사실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대부분의 기도원은 원장 개인의 소유물로 되어 있으며, 교회와 마찬가지로 과감한 투자를 하여 교인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그러나 기도원들도 역시 무리한 투자로 인해 빚더미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으며, 빚을 갚지 못해 경매처분 되는 기도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재산을 개인의 재산으로 생각하는 목회자와 기도원 원장들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사이비적인 영성운동가 또는 부흥사들이 부쩍 많아졌다. 우스운 것은 한 번의 집회로 교회의 빚을 갚아주는 능력의 사이비적인 전문부흥사도 생겨났다.

분명한 것은 교회재산은 교인들의 헌금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때문에 교회의 재산은 하나님의 소유물이며, 목회자와 교인들이 하나님의 위탁을 받아 관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재산은 어떠한 경우에서든지 지켜져야 하며, 재산을 처분하고, 재정을 사용할 때에도 투명해야 한다. 이것이 교회 안에서 재산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다툼을 해결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목회자와 교인 모두는 깨달아야 한다. 이것만이 교회재산과 재정의 투명성을 담보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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