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이하 NCCK)는 지난 2일 성목요일을 맞아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를 드리고, 실종자 가족들의 발을 씻기며 위로했다.

교회협 일행은 2일 오후 ‘실종자 완전 수습, 세월호 온전한 선체 인양,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등의 구호가 적힌 노란 조끼를 입고, 순례기도회에 나섰다. 이들은 석교삼거리에서 팽목항까지 10km 구간을 걸으며 행진했다.

이들은 “1년 전 뜻하지 않은 참사로 이 나라와 이 민족, 세계 모든 이들에게 슬픔을 안겨줬던 것을 다시 한 번 회개한다”며 “세월호 참사 실종자를 모두 수습하고, 온전히 선체를 인양하고,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완전히 규명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순례기도회 후에는 진도 석교초등학교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과 함께 성목요일 예배를 드렸다.

NCCK 황용대 회장과 김영주 총무 등 한국교회 대표들과 예식 참석자들은 세월호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의 발을 씻겨 주며 세족례를 행했다. 이들은 자신의 팔을 걷어붙이고 가족들의 지친 발을 씻기고 주무르며 가족들의 아픔에 동참했다.

예배 인도를 맡은 대한성공회 교무원장 유시경 신부는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이곳에 모였다.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것처럼 세월호 가족들의 발을 씻겨 주며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자”고 말했다.

김철환 총회장은 ‘하나님 은혜를 보았습니다’라는 설교를 통해 “세월호 참사는 유족들에게 아픔이고 대한민국의 슬픔이다. 어떤 말로도 쉽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의 비극을 보며 하나님 은혜를 보았다고 하면 아마 제정신이 아니라고 할 것”이라며 “그러나 세월호의 아픔으로 사고 공화국 대한민국이 그 어느 나라에서도 찾기 어려운 최고의 안전 공화국으로 탈바꿈한다면 2014년 4월 16일은 이 나라 역사에서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NCCK는 3일 오전 성금요일 예배를 드린 후, 부활절 당일 새벽 서울 후암동 중앙루터교회에서 ‘그리스도의 부활 우리의 부활’을 주제로 부활절 예배를 드린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