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학 채 목사
4월 16일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주기를 맞았다.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안전의식을 되새기는 행사들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교계도 마찬가지다. 부활절을 맞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팽목항과 맹골수도를 찾아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돌이켜 보건대 세월호 참사는 안전불감증과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가 불러온 참으로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이러한 참사가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민 모두가 그 교훈을 가슴에 되새겨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 곳곳을 둘러보면 여전히 안전불감증은 그대로이다. 언제 그런 사고가 났었느냐는 듯이 대형사고가 터지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사고의 공통점은 모두가 인재라는 점이다. 안전을 소홀히 하면서도 ‘괜찮겠지’하는 부주의한 대처가 결국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는 참사를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교계 또한 이러한 안전에 대한 의식이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 교회는 복음전파와 선교가 주요 사명이다 보니 무리를 지어 움직일 일이 흔하게 발생한다. 많은 교회가 수련회와 해외단기선교 등 많은 행사를 진행한다. 이러한 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안전이다.

그런데 많은 교회가 행사이벤트나 일정 진행 등의 준비에는 신경을 많이 쓰면서 정작 정말로 중요한 문제인 안전에 대해서는 준비나 대책에 소홀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수련회 등 매년 교회의 여름 행사 등에서는 크고 작은 안전문제들이 적잖게 발생해 교회를 보는 사회의 시선을 우려와 더불어 부정적으로 만드는데 한몫 하고 있다.

가뜩이나 대형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시점에서 교회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한다면 일차적으로 해당 당사자들이 제일 큰 고통을 겪겠지만, 한국교회 전체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곧 교회가 짊어질 고통이 되며 한국교회의 선교전략에도 치명적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 자명하다.

해외에 나가 펼치는 단기선교도 주의가 요망된다. 해외여행객이 늘어가며 해외단기선교 또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에서 그에 따른 안전대책에는 교회가 소홀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 특히 해외는 국내보다 더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과거에 분당샘물교회 사건이나 김선일 선교사 사건, 이집트 버스폭탄테러 사건 등을 겪으며 해외에서의 선교가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경험한 바 있다. 국가에서 위험한 곳으로 지정하며 여행을 자제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에 대한 무감각과 막무가내식 선교를 진행하면서 비극을 초래하거나 또는 초래할 뻔한 위기를 여러 번 겪은 바가 있다.

이런 일들을 겪으며 교회의 안전불감증이 일반 사회의 그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에 와있는 상황임을 과거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알고 있다. 따라서 해외단기선교 등을 진행할 때는 안전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련회나 해외단기선교 등의 행사를 준비하며 영성과 은혜가 충만한 시간이 되도록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안전한 행사가 되도록 준비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역자와 관계자들은 이를 위해 안전에 대한 교육과 비상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놓고 모든 참가자에게 안전교육과 마음가짐을 먼저 갖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불가피한 일이 발생할 경우 매뉴얼에 따른 행동지침과 대비책을 마련해놓고 참가자들에게도 숙지하도록 함으로써 비상시에 큰 화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담임목사와 당사자들의 기도만으로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하는 안이한 태도는 더 큰 화를 부를 수가 있다. 하나님께서 주신 고귀한 생명과 형제 같은 성도들을 잃거나 슬픔 속에 몰아넣는 안타까운 비극을 맞을 수 있다.

이번 세월호 1주기를 맞아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사실을 각 교회의 목회자와 교인들이 명심했으면 한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예장 개혁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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