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교회는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졌으며, 교회 내부의 부패와 비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신문과 방송 등 언론지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불거진 각종 문제로 인해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한때 한국교회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던 사회적 관심은 어느새 따가운 눈총으로 변해 버렸다. 사회적 관심과 칭찬을 한 몸에 받았던 한국교회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목회자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또 한편으로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기가 힘들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변해야 한다. 목회자와 교인들이 스스로 변화에 동참해야 한다. 누구 하나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회개와 각성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

우선 한국교회가 분열과 갈등을 종식하고, 화합과 일치로 바로서야 한다. 교회 안에서 먼저 화합과 일치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 교회부터 화합과 일치로 거듭날 때 사회와 정치권에서도 화해의 무드가 조성될 것이다. 한국교회 안에서는 아직도 나만이 정통이거나 정당하다는 배타적 생각이 팽배해 있다. 이러한 극단적 생각 때문에 분열에 분열을 지속해 왔다.

단적인 예로 한국교회 교단 분열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각 교단은 서로가 정통성을 주장하며, 아메바식 분열을 자행해 왔다. 이 같은 분열에는 자기 교단만이 옳고 자기 교단만이 바르다는 배타적 독선이 깔려 있다. 자신만이 바르고 옳다는 독선과 오만에 빠져 편협하고 잘못된 결정과 결의를 한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첨예한 대립 속에서 갈등관계가 고착되고, 결국 수많은 교단이 난립하는 형국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물론 교단이 갈라진다고 해서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자연스럽고 순리적인 교단의 나뉨도 있다. 이 같은 교단의 나뉨은 한국교회의 발전과 성장, 신뢰도를 추락시킨 악성적인 분열과는 구별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나와 ‘다르다’는 것을 ‘틀리다’는 생각으로 바라보지 말고, 넓은 마음으로 포옹할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한 교단이 다른 교단을 자신만의 기준에 빗대어 무조건적으로 판단하고 정죄하는 오류를 다시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한국교회 안에서 화합과 일치의 운동이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일어나야 한다.

특히 한국교회의 병폐 중 하나인 교회간 경쟁관계가 사라져야 한다. 이러한 현상은 목숨을 바쳐 선교하는 선교사들의 선교지에도 예외는 아니다. 얼마나 소모적인 행동인가. 교단끼리, 선교단체끼리 서로 경쟁하며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가히 보기에 좋지 않다. 다행스러운 점은 각 교단들마다 갈라진 형제들을 찾아 다시 하나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한국교회가 새롭게 변화되는 신호탄이라 생각된다.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모이는 곳마다 서로 형재애가 넘치는 연합정신이 조금씩 싹트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국교회 안에 갱신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 영적으로 부흥의 바람이, 교회적으로는 갱신의 바람이, 제도적으로는 개혁의 바람이 일어나야 한다. 물론 부흥과 갱신, 개혁이 소원이나 구호에 의해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 한명이라도 총대를 메어 나아가야 한다.

성경이나 교회의 역사를 돌아볼 때 몇몇 사람들에 의해 일어난 부흥과 갱신, 개혁운동으로 인해 그 시대의 교회와 사회, 나라가 되살아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작금의 시대는 교회와 사회가 극도로 세속화되어 있고, 거짓과 허식, 탐욕으로 인해 눈이 멀었다. 때문에 한국교회가 먼저 갱신에 앞장서야 한다.

더불어 한국교회가 나눔실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물론 한국교회의 나눔실천이 미약하거나 부족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눔에 있어 정도는 중요치 않다. 한국교회는 지역사회는 물론, 지구촌 사람들과 복음과 사랑을 나누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덧붙여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뜻을 수호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성경은 우리에게 바르게 사는 길을 제시할 때마다 ‘여호와를 경외하고, 여호와께 순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인간의 편법이나 술수에 의해 살던 옛 습관을 버리고, 하나님의 방법과 섭리에 순복해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종교가 종교로서 가치를 발휘하려면 진리의 가치가 돋보여야 한다. 때문에 한국교회는 교회다운 면모를 되찾는데 주력해야 한다.

예장개혁측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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