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회장 자격서 유지재단 출연과 은급가입 등 조항 삭제키로
‘조퇴요청서’까지 등장했으나 총대들의 자리 이탈은 ‘글쎄’

예수교대한성결교회 선교 109 연차대회 및 제94회 총회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성결대학교 예성80주년기념관에서 개회되어, 새로운 부흥과 도약을 다짐했다.

총회를 이끌 일꾼

‘오직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라’란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에서는 해마다 첫째 날 새벽까지 가는 접전 끝에 임원을 선출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둘째 날 총회를 이끌 일꾼을 선출했다. 모든 부분에서 단독후보가 나온 만큼, 총대들의 과반수 찬성만 받으면 되는 상황이었기에 큰 불협화음 없이 새로운 임원진이 꾸려졌다.

먼저 신임 총회장에는 부총회장이었던 송덕준 목사(서울독일교회)가 만장일치로 자동승계됐다. 또한 후보 단일화를 이룬 목사부총회장에도 이동석 목사(목동능력교회)가 454명 중 381명의 선택을 받아 무난히 당선의 영예를 누렸다. 이밖에도 장로 부총회장에 강규열 장로(서울제일교회)와 서기에 홍사진 목사(부천주찬양교회), 부서기에 김윤석 목사(안양좋은이웃교회), 회의록서기에 이상록 목사(성남새문교회), 회계에 김종상 장로(서울신수동교회), 부회계에 정기소 장로(수원중앙교회)가 각각 단독으로 입후보해 과반수이상의 신임을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

지방회장 자격완화 현실로

이번 총회에서는 지난 제93회 총회 때 법제부를 통해 연구키로 한 헌장개정안이 상정돼 다뤄졌다. 특히 지방회장의 자격을 대폭 완화키로 한 내용이 다뤄질 때에는 총대들의 의견이 서로 엇갈려 충돌을 빚기도 했다. 특히 △회장은 당회가 조직된 교회의 담임목사 △시무교회 본당대지를 총회 유지재단에 출연한 교회의 담임목사와 장로 △은급재단에 가입한 목사가 담임하는 교회에 시무하는 이 등의 지방회장의 자격기준을 두고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이에 송덕준 총회장이 “현행 헌법개정안에 따르면 33개 지방회 회장 중 52% 정도가 부적격”이라며, “현실적으로 은급재단 미가입 11곳, 유지재단 미가입 15곳, 당회 구성 미흡 11곳 등으로 자격요건을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모든 요건이 충족될 때 받아드리자고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일부 총대는 “자격에 미달된 지방회장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면서, “의무도 못하면 어찌 부흥과 성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느냐”며, 지방회장의 자격요건 완화에 대한 반대입장을 거듭 밝혔다.

결국 양측의 의견은 좁혀지지 않은 채 표결에 붙여졌다. 그 결과 지방회장의 자격기준을 대폭 완화한 유지재단 출연과 은급가입 등 조항을 삭제하자는 입장이 332명 중 3분의 1이상인 123명의 찬성을 얻어 통과됐다.

이를 두고 일부는 공들인 헌장개정안이 3년만에 재차 바뀌는 모습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반대 입장도 여전히 존재하기에 향후 논란의 불씨로 남을 여지는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밖에도 이번 총회에서는 해마다 증가하는 원로대의원들과 일반대의원들의 균형문제를 맞추기 위한 원로대의원 조항 수정 및 삭제를 비롯해, 현행 ‘17부 19위원회’에서 ‘7부 1국 12위원회’로 조직을 통합 축소하자는 총회조직 개편안이 다뤄졌다.

또한 현행 장로의 자격 기준에는 이혼경력이 없어야 하나, 목사의 경우 신학하기 이전의 이혼경력은 용납하고 있어 형평성의 문제와 시대적으로 수용할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사회문제 등의 이유를 들어 장로자격 기준 완화와 목사의 시무 정년을 현행 70세에서 75세로 늘리자는 목사 정년 연장 등 다양한 안건이 다뤄졌다.

조퇴요청서를 내라

이번 총회에서는 다섯 번 출석 체크를 하고, 마지막 체크 때 결석한 대의원에게는 다음 총회 때 대의원 자격을 제한하기로 한 규정으로 인해 총대들의 엉덩이가 조금은 무거워 졌다. 하지만 의지와 달리 총대들의 자리 이탈은 여전했다.

당초 495명의 출석대의원이었던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들쑥날쑥했다. 명패가 붙은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않고, 오랜만에 만난 동역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아무 자리에나 앉는 습관도 여전했다. 이러한 습관은 심지어 헌장개정안을 심의하는 시간에도 이어져 찬반 입장의 표수를 기록하는 순간에도 곤욕을 치렀다. 아무 때나 화장실에 가고, 전화를 받고, 나아가 총대가 입장을 발표하는 순간에 늘어지게 잠을 청하는 다른 총대의 모습이 대형스크린에 비춰지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급기야 총회 현장에서는 성도 사망 등 부득이한 상황이 있으며 “조퇴요청서를 내고, 총대들의 찬성이 있어야 회의장소를 이석할 수 있다”는 의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를 기다리기라도 하듯이 경기남지방회에서 성도 사망에 따른 조퇴요청서를 낸 것이 총대들의 찬성으로 받아드려지기도 했다.

어떻게 해서든 총대들의 엉덩이를 무겁게 만들겠다는 것은 어느 정도 성공한 듯 했으나, 진정 회무를 처리함에 있어 효과가 컸는지는 의문이다. 물론 일부는 출석 체크까지 하는 것이 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으나, 총회 현장에서는 이 같은 극단적 조치에도 무색할 만큼 자리를 지키고 끝까지 앉아있는 총대의 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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