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밭에 심어 놓은 목마른 사랑으로
영산 강 기슭에 잠들어 계신가요

옛 그림자 찬연한 사랑의 흔적으로
아득한 전설의 메아리 되셨나요

꿈길에 만나고픈 아련한 사랑으로
월출봉 달맞이 꽃처럼 피었나요

아, 아, 천만 년 흘러도 돌무지에 맺힌
하늘 빛 사랑 그리워라

* 한국고인돌 (2000년 11월 27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등재 운동을 펼치면서

▲ 정 재 영 장로
제목의 돌은 고인돌로 선사시대의 무덤이다. (간혹 제사용 제단이라는 주장도 있다.) 시인은 주검과 관계있는 돌이라는 무생물에게, 죽음 이후에도 영원히 존재하는 생명을 노래하고 있다.

우선 본문의 글에서 띄어쓰기로 달라는 의미를 살펴보자.

첫 연에서 ‘영산 강 기슭’은 영산강 기슭이 아닌 영산이라는 곳의 강 기슭이다. 영산강은 영산 강과 달리 고유명사다. 그래서 고인돌의 위치는 지리학적인 어떤 특정한 장소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하나는 ‘달맞이 꽃’도 달맞이꽃과 달리 달을 맞이하려 밤에 피는 모든 꽃이다. 이것도 역시 다수의 꽃을 말한다. 이 말은 고인돌이 어느 장소에 있어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 존재 자체로 위미가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데, 시인의 의도적인 작업이다.

주검을 매장한 고인돌은 만든 당시부터 사랑으로 잠들다가, 그 흔적이 전설이 되고, 세월 동안 달을 맞이하는 꽃으로 피어나, 죽지 않고 있는 생명력을 가진 돌이라는 말이다.

달은 절대자 존재를 함축하는 것으로, 신적인 대상을 말한다.

마지막 연에서 화자는 고인돌의 이미지를 천만 년 동아 변치 않는 사랑, 영원한 사랑이다. 고대 무덤인 고인돌을 죽음을 초월한 영원한 사랑의 표시로 차용했다.

사랑은 누구에게나 영원성을 가진 지고의 가치란 것을 숨겨두었다. 사랑이 최고의 가치라면 당연히 고인돌이 품은 의미는 생명력을 가짐을 당연하다. 죽음의 경계선을 넘은 영원한 생명의 대상은 고인돌이다. 그래서 영원한 사랑을 가진 생명체로, 고대로부터 인류의 사랑을 표현한 사물로, 고인돌은 세계문화유산이 마땅히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마지막 연에서 화자는 그런 사랑의 가치가 있는 존재에게 다시 생명을 불어 넣음으로 부활의 개념까지 상상하게 한다. 즉 죽음을 초월한 존재와 사랑이라는 영원한 가치를 다룬 작품이다.

한국기독교시인협회 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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