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적으로 도입한 전자투표 말썽으로 시간지연 ‘아쉬워’
장로 자격 ‘이혼 사실이 없는 자’ 추가, 총회 재판위원과 헌법연구위원 소환도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제109년차 정기총회가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전주 바울교회(담임 원팔연 목사)에서 사흘간의 일정으로 개회되어 신임 총회장에 부총회장이었던 유동선 목사(춘천중앙교회)를 자동 승계하는 등 통일 한국을 준비하는 동시에 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성결교회로 거듭날 것을 다짐했다.

전자투표가 뭐길래

이번 총회의 백미인 임원선거는 총회장 유동선 목사를 자동 승계한 것을 제외하고, 교단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전자투표 덕분에(?) 우여곡절을 겪었다. 전자투표 시스템이 과부하가 걸려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더욱이 신뢰도를 높인다는 명목으로 전자투표한 결과를 종이로 출력해 투표함에 넣도록 한 교단의 의지도 전자투표한 종이가 나오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 원래대로라면 1시간 반이면 끝날 임원선거 1차 투표가 시간 연장 동의를 구하는 등 난항을 겪고 나서야 끝이 났다. 결국 장로 부총회장 선출을 위한 2차 투표부터는 스마트한(?) 전자투표를 버리고, 원래 방식인 종이투표를 다시 꺼내들었다.

이날 임원선거가 늦어진 데에는 전자투표의 스마트하지 못한 모습과 함께 목사 및 장로 부총회장 선거에 각각 3명의 후보자들이 나선 것도 한몫했다.

먼저 총대 898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목사 부총회장 선거에서는 여성삼 목사(천호동교회)가 접전 끝에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여 목사는 1차 투표에서 521표를 얻어 151표를 얻은 신상범 목사(새빛교회)와 215표를 얻은 오성택 목사(남전주교회)를 제치고 최다 득표자였으나 출석 인원 3분의 2를 얻지 못해 당선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결국 재투표까지 갈 상황이었지만 신 목사와 오 목사가 차례대로 후보사퇴 의사를 밝혀 여 목사가 목사 부총회장으로 선출됐다.

목사 부총회장과 함께 치열한 접전을 벌인 장로 부총회장 선거는 무려 3차 투표까지 간 끝에 성해표 장로(예동교회)가 326표로 최다 득표를 얻어 김춘규 장로(청계열린교회)와 신옥우 장로(순천교회)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당선됐다.

아울러 2명의 후보가 나선 부서기 선거에서는 1차 투표에서 500표를 얻은 성찬용 목사(청파교회)가 노흥호(성진교회) 목사의 사퇴로 2차 투표 없이 당선됐다. 이밖에도 단독으로 입후보한 서기 최영걸 목사(장유교회)와 회계 이봉열 장로(정읍교회), 부회계 임평재 장로(서산교회)도 총대들의 선택을 받아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혼 경력 있으면 장로 자격 안돼

관심을 모았던 장로 자격에 ‘이혼 사실이 없는 자’를 추가하는 것은 총대들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당초 장로 자격에 이혼에 대한 규정이 명시되지 않아 혼선을 야기한다는 주장과 함께 찬반이 엇갈렸던 이 안건은 “이혼이 장로 후보 본인의 잘못이 아닐 수 있으며, 신앙생활 이전에 이혼할 수도 있다”는 일부 총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총대들은 이혼경력이 장로 자격에 문제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교단의 헌법을 무시한 재판과 유권해석으로 물의를 빚었다는 이유로 총회 재판위원회와 헌법연구위원회 위원 소환은 총회 셋째 날 결의됐다. 교단의 최대 이슈답게 치열한 법리공방이 오간 가운데, 재판위 소환은 찬성 378표, 반대 135표, 기권 2표로 통과됐으며, 헌법연구위 소환은 찬성 367표, 반대 131표로 통과됐다. 또한 후속 결의에서는 공천부가 재판위원과 헌법연구위원을 새로 공천해 잘못된 재판과 유권해석을 바로 잡기로 결의했다.

이밖에도 이번 총회에서는 ‘전담 전도사’ 기간을 4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안이 부결됐으며, 전남중앙지방 분할승인 문제, 21세기 찬송가 사용여부 등도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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