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이질감 극복과 잔존하는 갈등을 없애기 위해 포용력을 발휘해야
북한동포가 종교적 자유를 갖는 것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일 절실

안으로 곪아있는 상처부터 치유

한국교회가 평화통일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강한 가운데,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내부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화합과 일치로 먼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다. 한국교회가 먼저 하나가 되지 않고서, 평화통일을 위한 주체가 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는 소리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안으로 곪아있는 상처를 우선 치유하고, 남북으로 갈라진 한반도의 아픔을 치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서로를 헐뜯거나 비판하는 행위에서 벗어나야 한다. 언제까지 서로를 향해 날카로운 창을 겨누고 있을지 의문이다. 이제는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가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독일교회가 통일을 이루기 위해 정치적 신념을 뛰어넘어 연합해 좋은 결과를 얻었듯이 한국교회도 연합해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주춧돌이 되어야 한다.

하나가된 이후 한국교회는 8천만이 행복한 통일의 미래를 이루기 위해서, 분단의 극복을 위해서 어떻게 통일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복음을 통한 평화통일이 이뤄지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특히 통일이후 닥칠 문제에 대해 한국교회가 ‘올인’해 대응책을 모색하고, 아이티 구호 등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북한지원에도 협력해야 한다. 단순히 지형적인 통일로는 앞으로 닥칠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다. 아무런 대책 없이 지형적인 통일만 이뤄질 경우 발생할 갈등은 헤아리기 어렵다.

때문에 통일이후 한국사회에 여전히 남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민족의 이질감 극복과 함께 잔존하는 갈등을 없애기 위해 모든 것을 감싸줄 수 있는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 작금의 한국교회가 보여주는 집단이기주의로는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 오히려 갈등만 키울 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스스로 낮은자의 자세로 섬겨야 한다.

한반도가 예배의 공동체가 되어야

무엇보다 통일에 있어서 한국 기독교가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과제는, 통일된 한반도가 하나님께 예배드릴 수 있는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에 남아있는 교회가 통일 이후에도 제대로 활성화되도록 도움을 줘야한다. 단순히 한국교회의 모습을 따라하도록 강제성을 띠지 말고, 억압된 상황에서 만들어진 북한교회만의 특색을 살릴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북한교회와 한국교회가 동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자칫 작금의 한국교회의 모습이 진리이고, 북한의 교회는 이단시하는 행위는 또다른 분열을 조장할 뿐이다. 특히 한국교회가 북한교회를 흡수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한국교회 안에서도 각기 다른 교단과 교파가 존재하듯이 북한교회도 독립된 교회로서 인정해줄 때 비로소 상생할 수 있다. 때문에 한국교회는 지금부터라도 북한교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

더불어 통일이후 발생할 빈부의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교회가 도움의 손길을 건네야 한다. 한국교회는 고통 받고 있는 북한동포들을 돕고, 그들의 인권과 종교가 보장되도록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빈부격차를 최소화하고, 개인의 소유권과 노동권이 보장되는 경제정의가 실현되는 통일이 지향되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한국사회와 북한사회가 평등한 관계라고 해도, 남북의 경제적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작금의 한국교회와 북한교회의 차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렇다고 그들을 ‘나 몰라라’ 모른 척 하면 안된다. 같은 민족으로서 할 일이 못된다. 더욱이 나눔과 섬김의 자세를 누구보다 갖춰야할 교회가 이를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작은 것이라도 나누려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무엇보다 굶주려 고통 받는 북한 동포들과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단순히 먹을 것을 준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그들이 스스로 노동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통일 이후를 대비해 각 교회에서는 성도들에게 경제적 원리와 이념을 제대로 인식시켜야 한다.

특히 한국교회는 일반적 의미의 통일을 넘어 북한동포들이 종교적 자유를 갖는 것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일이 되도록 힘써야 한다. 여기서 넓은 의미의 통일을 준비하라는 것은 결국 보다 세밀하게 통일을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민주주의 기초위에 북한선교

그렇다면 보다 구체적이면서 세부적인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계획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이는 지난 6월 19일 ‘해방 70주년, 한국교회와 남북통일’을 주제로 열린 한복총 여의도포럼에서 박명수 박사(서울신학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장)의 ‘해방 70주년과 남북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 발표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먼저 민주주의의 기초 위에서 통일과 북한선교를 해야 한다. 또 종교의 자유를 최우선의 과제로 삼고, 통일에 있어 탈북자를 중요한 파트너로 생각해 이들과 함께 통일운동을 벌이는 것이 좋다. 아울러 탈북자 공동체의 중심이 기독교가 되도록 지원·육성하는데 인색하지 말고, 북한 지하교회를 돕는 사역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국제사회와 연대해 북한 인권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대북교류에 있어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더불어 북한에 인도적 지원 지속하되 투명하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하며, 인터넷이나 방송, 대북 삐라와 같은 방법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더불어 허문영 박사(평화한국)가 밝힌 통일의지 제고를 위한 대북 사랑기도운동을 확산시키고, 대내 정의실천운동 전개와 통일환경 조성을 위한 대외 평화외교운동을 추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분단된 조국의 평화통일은 한국교회에 남겨진 큰 과제이다. 이는 무한성장주의에 빠진 한국교회가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일지 모른다. 잠들어 있는 한국교회가 다시 깨어 기도하고, 회개와 각성으로 거듭나 복음으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주도할 때 비로소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 분단 70년, 해방 70년을 맞은 오늘 한국교회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이 땅에 복음을 전하고, 같은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겠다는 모습을 보일 때 평화통일은 보다 빠르게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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