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연합회장 신상우 목사, 이하 카이캄)의 엄격한 회원가입 과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부 군소교단에서 마구잡이로 회원영입에 열을 올리는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 카이캄에서 목사안수를 받지 않는 한 카이캄의 회원이 되고자 하는 이들은 모두 가입심사위원, 일명 실사팀을 만나게 된다.

카이캄은 교단과 달리 장로교, 성결교, 감리교 등 다양한 신학적 배경을 가진 목회자들과 교회들이 한 데 어우러져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정체성이 불분명하거나 불순한 의도를 품은 이들이 한국교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종종 가입을 시도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실사팀은 이러한 이들의 한국교회로의 진입을 막는 1차 방어선이라 할 수 있다. 이 막중한 책무를 띠고 있는 실사팀 3인은 2인 1조로 어디든지 달려가 매서운 관찰과 판단으로 옥석을 가려낸다. 이들이 바로 오진탁 목사(CCC), 신우선 목사(예뜰교회), 엄제현 목사(아일랜드방주교회)다.

카이캄의 회원이 되는 과정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엄격하기로 소문난 카이캄의 목사안수 과정에 비견될 만하다.

정식으로 신학을 공부하고, 교회를 설립해 성공적인 목회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도 소명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 교회론에 문제가 있는 경우 등 결격사유가 발견되면 어김없이 고배를 마시게 된다. 어느 정도 형태를 갖춘 채 서류 양식만으로 환영받는 교단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카이캄에 가입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상당량의 서류를 구비해 제출해야 한다. 이는 교회와 선교단체, 대학교 모두 마찬가지다. 가입사유서, 가입 추천서, 대표자 이력서, 사역경력증명서, 대표자 신학대학원 졸업증명서, 대표자 안수증명서, 대표자 가족관계증명서, 신앙고백동의서 등 20여종에 이른다.

가입신청이 접수되면 카이캄 본부에서는 1차로 일일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서류심사를 진행하고, 의견과 함께 실사팀에 모든 자료를 제공한다. 실사팀은 서류 내용을 꼼꼼히 검토하고 의문점이나 반드시 확인해야 할 내용들을 체크해 사역 현장으로 실사를 나간다. 실사 과정은 매우 엄격하게 진행되며, 장시간이 소요된다.

그리스도를 어떻게 만났는지에 대한 초보적인 질문에서부터 영적 성장과정을 통해 어떻게 하나님이 부르셨고, 또 어떻게 반응하고 응답했는지. 이후에 어떻게 교회를 시작하게 됐으며, 어떤 사역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지. 실제로 사역은 진행되고 있는지 등 서류를 벗어나 직접 청취하고 현장을 살펴본 후 종합적인 판단이 이뤄진다.

4년째 실사를 담당하고 있는 오진탁 목사는 “실사를 하다보면 별의 별 상황들을 다 만나게 된다. 소명이 없는데 숙명론에 떠밀려 목회를 하는 사람도 있고, 외국인들을 상대로 비자 장사를 하려는 사람, 실제 사역 내용이 불분명한 사람 등 천차만별”이라며 “실사를 나가기 전에 충분히 기도로 준비한다. 그러면 실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부분들을 하나님이 드러내신다”고 체험적인 간증을 전했다.

실사는 일반적인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 같지만 대상자가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에 실사팀은 모든 신경을 집중한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약점을 가리고 포장하려 하기 때문에 무심코 뱉은 단어 하나가 그의 실체를 드러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질문 과정에서 얼버무리고 대충 넘어가려 하는 꼼수도 통하지 않는다. 명확하게 진술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경우 실사팀은 그 부분을 지목해 구체적으로 반복하여 질문을 던졌다. 결국 대상자는 털어놓기 싫은 부분까지도 남김없이 비워내고야 다음 질문으로 진행됐다.

카이캄에 가입신청을 하여 실사를 받은 한 목회자는 “취조를 받는 것 같았다. 실사를 나온다고 해서 대충 차 한 잔 하고 훈훈한 분위기에서 서로 인사하는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면서 “지나칠 정도로 꼼꼼하게 해서 상당히 의외였다. 너무 깊숙한 것들까지 털어놓게 하여 기분이 나쁠 뻔 했지만 실사를 받고 나니 카이캄에 대한 신뢰가 더 두터워졌다”고 말했다.

카이캄은 지난 제도개혁 이후 목사안수 과정을 보완하면서 실사 과정도 대상자가 불쾌할 만큼 까다로운 과정을 고집하고 있다.

연합회장 신상우 목사는 “카이캄에서 자체적으로 안수를 주는 경우는 검증하기 위한 제도들이 잘 마련되어 있지만 이미 안수를 받고 현장목회를 하고 있는 목회자와 교회의 경우는 어떻게 하면 더 자세히 검증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면서 “서로 불편할 수 있지만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최소한 카이캄의 회원이라면 검증받은 사람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도록 더 철저하게 목사안수와 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