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 순 임 목사
광복과 분단 70주년이다. 분단된 반쪽은 언제쯤 하나가 되고 아픔이 치유될 수 있을까. 광복과 함께 찾아온 분단의 역사는 긴 터널과 같은 70년의 세월이다. 분단은 갈수록 고착화되고 있다. 왜 하나가 되지 못하는가.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교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관련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이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벤트적인 행사에만 치중하는 것 같아 우려가 앞선다. 저마다 광복과 분단 70주년을 한껏 내세우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몇몇 인사들이 ‘반짝 특수’를 노리고 좌지우지하는 행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교회에서 수없이 되풀이 되었던 것처럼 그 시기가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 열기가 싸늘히 식어버린 것을 한두 번 보아온 것이 아니기에 ‘기대 반, 걱정 반’이다. 그럼에도 교계 안팎에서 민족의 평화통일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이러한 열기를 70주년이 끝난 다음에도 어떻게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과거 통일운동의 중심에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외쳤던 한국교회의 통일운동의 열정은 최근 들어 차갑게 식었다. 광복과 분단 70주년이 제자리걸음은커녕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통일운동에 대한 열정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먼저 광복과 분단 70주년을 맞아 우리는 역사의 교훈을 분명하게 되새겨야 한다. 혹 자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고, 또 다른 이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했다. 일본 제국주의 치하에서 36년간 식민지로 살아온 치욕의 역사를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잊는 것 같다. 거리에는 일본차가 질주하고, 수많은 인사들이 친일적인 발언과 행동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씨가 “위안부 계속 사과 요구는 부당”하며 “일본의 신사 참배를 비난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발언해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런 몰상식한 발언이 사회 지도층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은 매우 충격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일제치하의 굴곡진 역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광복 70주년이 되었지만 친일의 잔재는 완전히 청산되지 못했다. 친일에서 친미로 변신하며 현재까지도 사회지도층으로 행세하는 사람이 어디 한 둘인가.

이는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다. 일본제국주의 치하에서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신사참배를 하고, 이 땅의 꽃다운 젊은이들을 선동하여 전쟁터로 내몰았다. 이에 대한 죄책고백은 아직까지 완전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따라서 광복 70주년 행사를 하기에 앞서 이러한 죄책고백과 함께 진정한 회개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또한 통일과 함께 찾아온 분단의 비극을 극복하는 일에 한국교회 전체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광복의 기쁨도 잠시 한반도는 둘로 쪼개져 버렸다. 강대국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힘없는 민족은 허리가 양단되고 말았다. 그리고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총부리를 마주 댄 채 서로를 적대시하며 살얼음판을 걷는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서로 군비경쟁을 벌이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상태로는 한민족의 화해와 번영을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우리는 한 목소리로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노래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 칠천인의 기도하는 자를 남겨두셨듯이 이 땅의 기독교인들이 한목소리로 통일을 위한 기도소리를 드높여야 한다. 긴 밤에 끝에 동녘이 찾아오듯 사랑의 주님을 주인으로 모신 자녀들의 간구에 창조주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반드시 응답하실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에 여성들의 역할이 크다. 이 땅의 어머니들은 민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드높은 기도소리와 행동하는 양심으로 위기를 돌파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 여성들의 희생과 헌신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것이다.

우리는 한민족의 숙원인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다시 한 번 기치를 높이 들고 그 역사적 사명을 다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예장 열린총회 증경총회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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