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김요셉 목사
광복 70주년을 맞아 실시한 ‘8.15 특집 대담’에서 한국교회연합 초대 대표회장이자, 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김요셉 목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이 땅의 기독교인들이 나 자신이 희생해 하나 되게 하고 살리는 십자가 정신을 실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김요셉 목사는 광복 70년을 맞아 준비되는 각종 집회가 하나의 돈 잔치나 자기 과시에 불과하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고,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계층 간의 분열을 조장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나와 세상은 간 곳이 없고 대속의 주님만 나타나는 겸손한 섬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쁘신데 이렇게 8.15 특별대담에 시간을 내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가장 위험하고 혼란한 상태에 처해 있는 것 같습니다. 진보와 보수의 갈등은 여전하고, 사회 양극화 현상은 뚜렷합니다. 광복 70년을 맞은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는 점에서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심지어 대한민국 국민이 나라를 부인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적단체들의 활보는 이 나라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무한성장의 가도를 달리고 있는데, 어느 순간 국가 정체성은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목사님이 바라보셨을 때 대한민국의 현 상황은 어떠한지요.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은혜로 구원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시대적인 상황을 자연인의 시각으로만 판단할 수 없습니다. 자연인들은 오늘의 우리나라 현실에 대해 저마다 큰일이라고 한탄합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 하나 자기 자신이 문제라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가 다 다른 사람들과 정부와 정치인들, 종교인들을 탓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올바른 판단이 아닙니다. 진정한 개혁은 나 자신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나 자신부터가 바로 서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 그리스도인들부터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께 회복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 대한민국은 소망이 있습니다. 저는 우리의 현실을 그렇게 비관적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부족하지만 한국교회가 기도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이 나라를 그대로 방치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는 아직도 소망이 있습니다.

◆사실 한국교회는 그동안 굴곡의 역사 속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고, 뜨겁게 기도해 왔습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들불처럼 일어나 나라를 위한 통성기도로 밤낮을 가리지 않았고, 민족을 깨우고, 불의에 항거하는 데 누구보다 열과 성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의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 열기가 많이 식은 것 같습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이 땅의 기독교인들이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지요.

=6∙25사변이나 일제 36년 동안의 고난의 시대에는 그 무엇에 기대 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교회와 성도가 하나님께 열심히 기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때문에 나라와 민족을 살리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헌신해왔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대가족 제도가 무너지고 핵가족 시대로 변하면서 개인주의가 팽창해졌습니다. 또한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한겨레가 없어지고 다민족 사회가 되었습니다. 때문에 상대방과 공동체에 대한 배려가 없어졌습니다. 이러한 나쁜 풍조가 한국교회에까지 침투되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므로 나 자신이 희생하여 하나 되게 하고 살리는 십자가 정신을 실현해야 합니다.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아 평화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종교계 까지 모두가 광복 70년을 기리기 위한 사업을 전개하기에 바쁜 모습입니다. 한국교회도 광복 70년, 평화통일기도회 등 크고 작은 각종 집회를 기획해 통일을 기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평화통일을 위한 바람을 담은 목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입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각종 평화통일기도회가 속빈 강정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드러내 보이기 위한 일회성 행사의 틀을 넘지 못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기도 합니다. 특히 소위 ‘로열패밀리’라 불리는 몇몇 대형교회의 목회자들의 면면을 만천하에 알리기 위한 행사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준비 중인 각종 집회나 기도회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또 한국교회 전체를 아우르지 못한 채 몇몇 대형교회 위주로 진행되는 기도회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금 한국교계와 사회단체의 ‘아젠다’는 모두가 다 통일입니다. 그런데 기자님께서 지적하신 것이 일리가 있습니다. 자신의 존재성 부각이나 과시, 교계에 대한 해리모니의 일환으로 벌어지는 보이기 위한 일회성의 행사는 어서 빨리 지양되어야 합니다. 또한 안타까운 것은 한국교계에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순전한 믿음의 인격이 아닌 자연인들의 세계와 같이 돈이 ‘리더십’ 되었다는 것입니다. 돈만 있으면 사람도 모으고 대형집회도 가능합니다. 방송과 신문의 ‘스포트라이트’도 받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하나의 돈 잔치나 자기 과시에 불과하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계층 간의 분열을 조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좀 생각해보야 할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나와 세상은 간 곳이 없고 대속의 주님만 나타나는 겸손한 섬김이 필요합니다.

◆한국교회가 사회적인 지탄을 받고 있는 데에는 소위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책임도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지도자들은 교회 안에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커다란 영향력을 갖기 때문에,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사료됩니다. 일본제국주의의 압제 속에서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총칼의 위협 속에서도 올곧은 목소리로 독립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사회로부터 돈과 권력, 명예를 추구하고, 자신의 안위만 걱정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목사님께서는 한국교회와 한국사회를 위한 일들을 고민해 오셨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하실 말씀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국교회의 위상 추락과 위기가 한국교회 지도자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 지도자들의 책임이 크다면 앞으로 어떤 반성과 실천적인 노력들이 수반되어야 할까요.

=기자님께서 지적하신 말씀은 사실입니다. 이에 부정할 수 있는 한국교회 지도자는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목사인 저부터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성경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성도요, 목사의 위치로 돌아가야 합니다. 또한 인간적인 욕심이나 자기 과시욕을 버리고 겸손히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실성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그래서 한국교회가 하나의 밀 알 정신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평화통일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이 나라, 이 민족의 숙원사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말로만 평화통일을 외친다고 쉽게 평화통일이 찾아올 것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평화통일을 위한 철저한 준비와 계획이 필요해 보입니다. 특히 한국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목사님이 생각하시는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먼저 한국교회 전체가 깨어서 이 일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부터가 먼저 하나 되어야 합니다. 그 일환으로 우선 한국교회가 주기도문이나 사도신경부터 하나로 만들어야 합니다. 찬송가 문제도 더 이상 논란이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각 교단이 인류 구원과 평화통일이라는 대 명제 아래 사역적인 면에서 하나가 되어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수립하여 실현가능한 것부터 차례차례 실현해가야 합니다. 이를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서 한국교회의 민간교류가 지금보다 훨씬 더 활발하게 진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나라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기도와 행동으로 나라를 구하는 일에 앞장서 왔습니다. 무지한 백성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희망을 주었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긍휼을 베풀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의 모습은 참혹하리만큼,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세계교회의 부흥모델이었던 한국교회가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대사회적 영향력도 갈수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모두가 한국교회가 본질을 잃어버린 채 세속적 성장에만 치중한 결과라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초기 기독교의 본질을 되찾기 위해 어떻게 나서야 하는지요.

=저는 꼭 그렇게 비관적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생각해야 할 것은 개교회 성장이나 교단의 확장을 위한 치열한 경쟁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한국교회의 모든 문제가 바로 거기에서 기인되었기 때문입니다. 초기 한국교회 선교사들이 한국지도를 놓고 선교지역을 분할하여 선교했던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목회자나 성도들의 영성과 신앙인격에 보다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소금과 빛, 거룩한 향기로서 한국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감행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성도와 교회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하나 더 조심스럽게 제한해 본다고 하면 개교회가 일정한 수 이상으로 부흥이 되면 과감하게 분립 개척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장시간 대담에 응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끝으로 한국교회를 위한 따끔한 충고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심히 연약하고 부족한 제가 한국교회를 위해 따끔한 충고를 할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나 부디 한마디 한다고 하면 저부터가 회개하고 진짜 성도가 되어야 합니다.


대담=유달상 국장
사진·정리=유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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