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이런 바리새인들을 향해 하신 말씀은 사탄에 대한 핵심적인 이해를 제공한다. “스스로 분쟁하는 나라마다 황폐하여질 것이요 스스로 분쟁하는 동네나 집마다 서지 못하리라”(마 12:25). 사탄은 분쟁을 일으키는 자이다. 아니 분쟁으로 사는 자이다. 하나님의 나라를 깨뜨리기 위해 끊임없이 분쟁을 일으키는 게 사탄이 하는 일인 것이다. 우리 시대에도 온갖 교묘한 방법으로 분쟁을 일삼는 자들이 있다. 그런 자들이 성공할 때마다 나라는 암울한 세계로 곤두박질친다.
사탄은 또 두려움을 가져오기도 한다. 바울이 나이 어린 디모데를 고린도교회 사신으로 보내면서 고린도교회 교인들에게 “두려움 없이 너희 가운데 있게 하라” “저를 멸시하지 말라”고 당부한 이유가 있다. 어느 공동체이던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두려움을 가진다면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두려움은 사람을 인격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위축시키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무엇보다 자존감에 심각한 상처를 입힌다. 소외, 모멸감, 미움, 배척, 원수 맺기 등 모두 사탄이 인간을 파멸시키기 위해 즐겨 사용하는 수법들이다. 영악한 시대에 사탄은 사람들이 어리석을수록 신바람난다. 간교한 자들은 온갖 그럴듯한 정보를 쏟아내며 백성들이 어리석도록 유도한다. 그리하여 어쩔 수 없이 악한 시대를 살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은, 은혜를 사모하는 것 못지않게, 시대를 분별하는 지혜와 지식을 지니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려면 탐욕을 버려야 한다. 탐욕은 사탄이 가장 즐겨하는 먹잇감이다. 시대가 악하다. 이럴 때일수록 사탄의 계략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삼일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