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인찬 목사
이스라엘의 최북단 헬몬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가이사랴 빌립보는 헤롯대왕이 BC 20년 로마황제 아우구스도(Augustus)로부터 선물로 받은 영지로, 희랍시대에는 판(Pan)의 신전이 있었다.

분봉왕 헤롯빌립이 이곳에 로마식 도시를 건설하고, 로마 황제의 칭호인 가이사와 자신의 이름을 합하여 가이샤라빌립보라고 명명하고, 로마 황제에게 헌상하므로 유명한 도시이다.

도시이름으로 황제의 이름을 얻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도시규모를 가져야 했고, 제국의 백성들로부터 경배를 받는 로마의 살아 있는 신, 황제의 신전이 있어야 했다.

당시 로마인들이 추구하고 자랑하는 것을 힘(力)이다. 그것은 군사력으로 대변 되었고, 경제력, 권력으로 대변 되는 힘이 로마였다. 따라서 로마황제의 이름을 붙인 가이샤라빌립보는 도시의 시가지는 물론이요, 신전 곳곳에 힘의 상징으로 아름다운 몸매를 뽐내는 여인의 나신상과 우람한 근육을 나타내는 남성의 조각상들을 세웠다. 그곳에 바알과 여러 토착 신들의 신전을 세우고, 그 중의 으뜸인 로마황제의 힘을 과시하려고 하였다. 가이샤라빌립보는 황제의 도시로서 모든 조건을 두루 갖춘 도시였다.

예수께서 가이샤랴빌립보에 이르셨을 때에 로마황제의 신상과 판(Pan)과 바알 등의 신전을 보셨을 것이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물음을 던지셨다. 그것이 마태복음 16장이다. 예수께서 판신전과 황제신전 등 우상전시관 같은 가이샤랴빌립보의 상황 속에서 제자들에게 물으신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는가?”

제자들이 나름 상세하고도 구제적인 내용으로 보고를 드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례요한이거나 엘리야 일 것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예레미야나 선지자 중의 하나 일 것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의 진정한 관심은 일반 사람들의 인식이 아니라 당신에 대한 제자들의 인식이셨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기를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한다. 하나님의 아들이라 함은 곧 하나님이라는 고백이다. 예수님은 그 베드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고, 복됨을 선언하신다.

"시몬아 네가 복이 있다. 이를 너에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다"(마16:17) 예수님은 반석과 같은 베드로의 바른 기독론적 신앙고백 위에 주님의 교회가 세워질 것을 말씀하신다.
그리스도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렇게 "복이 있다"고 이르신 것은 베드로의 바른 기독론적 신앙고백이 있고난 후의 일이다.

로마는 거대하고, 어마어마한 궁전과 신전으로 대변되는 힘의 논리 앞에 반석위에 세워지는 하나님의 교회는 웅장한 건물이나 사람들을 묶어놓은 제도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가장 작은 촌락 베들레헴에서 낳으시고, 가난한 빈촌 나사렛에서 자라신 예수님이 인류의 구원자요,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는 신앙의 고백위에 세워지는 교회다.

아름답고 웅장한 황제의 도시 가리샤라 빌립보에서 남루한 옷을 입으신 예수님을 향하여 진정한 신(神), 하나님은 예수님 당신이시라고 고백한 베드로의 신앙고백은 놀라운 의미를 지닌다.
세상의 힘으로 상징되는 로마 황제는 신이 아니라 인간이며, 남루한 차림의 나사렛 예수가 인간을 구원하실 진정한 하나님이라는 것을 시인하고 인정하며 선언한 놀라운 것이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드로에게 복 있는 사람이라고 하신 것은 베드로의 올바른 기독론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바른 인식이 복 있는 자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17 세기 천재철학자 파스칼은 "예수를 안자는 모든 사물의 목적을 안자"라고 했다. 베드로가 사도로서 주님이 원하시는 삶으로 헌신할 수 있었고, 위대하게 그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힘의 근원은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지를 분명히 아는데 있었다고 필자는 여긴다.

예수 그리스도를 바로 아는 사람은 인생의 목적을 아는 사람이요, 세상을 살아 갈 이유를 아는 사람이다. 크고, 많고, 웅장한 세상의 가치관으로서가 아니라 비루한 듯이 보이나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을 바로 알고 믿는 바른 신앙고백과 신앙고백적 삶을 사는 이시대의 소수의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이 아름답고 멋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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