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개발로 성전 침탈당한 삼일교회를 위한 특별기도회 광경.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최부옥 목사, 이하 기장) 서울노회 삼일교회 존치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22일 서울 은평구 은평구청 앞 광장에서 ‘재개발로 성전 침탈당한 삼일교회를 위한 특별기도회’를 드렸다.

이날 대책위원회는 “녹번동 재개발 구역 삼일교회 강제철거 집행은 명백한 성소침탈”이라고 규정하고, “삼일교회 성소침탈 시행사와 재개발조합은 즉각 사과하라. 주택재개발조합은 삼일교회와의 협상을 성실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원회 경과보고에 따르면, 삼일교회는 1977년부터 현재의 부지를 구입하여 40여 년 동안 선교사명을 감당해 왔다. 삼일교회가 속한 일대가 재개발지역(녹번 1-2구역)에 포함되어 조합구성 초기부터 조합측에 수차례 교회 존치를 요구했으나 묵살 당했다.

삼일교회가 속한 기장 서울노회는 지난 6월 25일 노회장 박승렬 목사와 집회위원장 이건화 목사(광염교회 담임) 등으로 ‘삼일교회 존치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사태 해결을 모색해왔다. 지난 7월 5일에는 대책위 주관으로 특별기도회를 삼일교회에서 드리기도 했다.

대책위는 “은평구청을 비롯한 관계기관을 방문해 ‘등기부등본상 대지라는 이유’로 교회를 대토대상이 아닌 현금청산 대상으로 한 것은 잘못된 것임을 확인했고, 8월 5일 녹번 1-2지구 조합관계자(조합장, 이사, 감사, 대의원 대표)와 대책위원회와 1차 협상을 갖고 삼일교회가 대토 대상에서 빠진 것은 설계사의 잘못임을 인정하고 원만하게 협상을 통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몇 차례 협상을 통해 존치는 어렵고 재개발 구역 안에 대토를 주겠다고 협상했고, 대토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안을 설명 듣고, 현장 답사까지 다녀왔다”며 “대책위원회가 삼일교회를 설득하여 대토 부지를 수용하기로 하고 건축, 이전비용에 대하여 조합측과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그러나 지난 9일 조합측에서 그동안 협상을 백지화하고 ‘대토’에서 ‘현금청산’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통보해왔고 대책위는 은평구청에 요청하여 조합측과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으니 원만하게 합의할 수 있도록 중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2일 은평구청에서 조합과 대책위원회와 협상을 가졌으나 이견차이를 보여 추후 협상하기로 했고, 17일 조합측과 협상했으나 난항을 거듭, 계속 협상하자는 합의를 했다”면서 “그러나 지난 18일 그동안의 협상을 묵살하고 강제철거집행을 진행했다. 조합측에서는 그동안 수차례 교회는 물리적 방법을 동원하지 않을 터이니 협상이 원만하게 끝날 때까지 안심하라고 약속했으나 이 모든 약속을 파기하고 일방적으로 성전침탈을 강행했다”고 성토했다.

▲ 녹번동 재개발구역에서 속한 기장 삼일교회에 지난 18일 법원 집달관들이 들이닥쳐 강제집행을 진행. 집기를 들어내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교회에 들어가지 못한 삼일교회 교인들이 차가운 길바닥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기장 총회는 성명서를 통해 “녹번동 재개발 구역 삼일교회 강제철거 집행은 명백한 성소침탈”이라고 규탄했다.

기장 총회는 “갑자기 들이닥친 법원 집달관들이 교회 물품과 시설 일체를 들어내고 교회당을 폐쇄시키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노란옷을 입은 용역들이 교회입구를 가로막아 삼일교회 담임 하태영 목사를 비롯, 시무장로조차 교회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강제철거를 지켜봐야 했다. 녹번 1-2구역 조합장은 분명 협상 진행 중에는 철거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해놓고 앞으로는 협상하는 척하며 뒤로는 야만적인 일을 한 것이다. 사업시행권자인 은평구청과 주택재개발조합, 그리고 시행사인 삼성물산이 합작해서 벌인 일이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삼일교회 강제철거 집행은 명백한 성소침탈 사건이다. 성소가 도시재개발 사업이라는 탐욕스런 발길질에 무참하게 파괴되었다는 사실은 실로 충격이 아닐 수 없으며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삼일교회 성소침탈 사건을 막중하게 다룸으로써 다시는 이 같은 만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처해 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기장 총회는 “이 땅의 모든 교회와 함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삼일교회 성도들을 위로하며,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삼일교회가 다시 온전하게 세워지고, 삼일교회 성도들이 새 성전에서 기쁨으로 첫 예배를 드리는 그 순간까지 함께 할 것이며, 고난을 함께 나누는 연대를 통하여 신앙인의 신실한 책무를 다해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장 총회는 △불법적 강제철거 배후인 시행사 삼성물산을 규탄한다 △삼일교회 성소침탈 시행사와 재개발 조합은 즉각 사과하라 △주택재개발조합은 삼일교회와의 협상을 성실히 이행하라 △재벌독식 민생파탄 도시재개발 전면 재고하라 △관할 은평구청은 시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도회는 이승구 목사(서울노회 부노회장)의 인도, 김유준 목사(서은시찰장, 은진교회)의 대표기도, 권오륜 목사(기장총회 부총회장)의 ‘교회 사랑’이라는 주제의 말씀, 임방환 목사(증경노회장)의 축도 등으로 진행됐다.

또한 맹인재 권사(남신도회 서울연합회장)가 재개발로 성전 침탈당한 삼일교회를 위해, 이은희 집사(여신도회 서울연합회장)가 삼일교회 목회자와 교우들을 위해, 정재훈 장로(서울노회 장로부노회장)가 무분별한 재개발이 멈춰지기를 위해 각각 특별기도했다.

박승렬 목사(서울노회장)와 이길수 목사(기장총회 부총무)가 인사말을 전했으며, 이건화 목사(삼일교회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가 경과보고를 했고, 안미정 목사(서울노회 총무)가 기장총회 성명서를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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