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장 서울노회 소속 삼일교회가 재개발사업 과정에서 강제집행을 당한 가운데 기장 총회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최부옥 총회장을 비롯, 배태진 총무, 김경호 교회와사회위원장, 서울노회장 박승렬 목사(대책위원장), 하태영 삼일교회 담임목사 등이 지난 9일 서울 은평구청을 방문했다. 기장 서울노회 소속의 삼일교회가 재개발사업 시행과정에서 강제집행된 것에 대해 항의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서울시의 재개발사업 ‘녹번 1-2구역’에 속한 삼일교회는 지난 11월 18일 철거에 따른 집행이라는 명분으로, 교회 내 모든 집기가 강제로 철거당했다. 기장 총회는 이를 ‘성소 침탈’로 규정하고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당초 김우영 은평구청장과 면담이 예정됐으나 사정상 민원실장과의 면담이 이뤄졌다.

최부옥 총회장은 “예배공동체인 성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유신 정권 때도 이렇게는 안 했다. 기장 총회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공사 등 책임 있는 분들의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호 교회와사회위원장도 “한 교회가 침탈당해 예배를 드릴 수 없게 됐다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는 명백한 신앙 모독으로, 지금 전국의 교회가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민원실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삼성물산 측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달라고 강력히 전달했다. 가장 시급한 문제인 임시 성소 마련에 박차를 가하겠다. 구청은 이번 일이 종교탄압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현재 삼일교회는 성소를 침탈한 삼성물산을 규탄하며, 매 주일 삼일교회 앞거리에서 예배 및 기도회를 드리고 있다.

하태영 목사는 “40년 동안 같은 지역에서 주민들을 섬겨온 우리교회는 물러날 곳이 없다. 성소에 촛불을 켜야 할 대림절에 갈 곳이 없어 주일마다 노상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럼에도 재개발로 인해 자리를 잃은 가난한 원주민들을 생각하면 더욱 가슴이 아프다. 범 교회적으로 계속 이 일을 위해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기장 총회는 시공사와 국무총리실, 서울시청에도 내용증명으로 항의서한을 발송했으며, 시공사 앞에서 기도회를 개최하는 방안 등 추가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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