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신 목사
최근 중학생인 막내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것도 모자라 시신을 방 안에 11개월 간 방치한 목사와 계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며칠 전에는 남편과 불화로 가출한 주부가 7살 된 큰딸을 때려 숨지게 하고 5년 넘게 쉬쉬하다 붙잡혔다.

자신의 친 자식을 때려 숨지게 하고 이를 숨기기에 급급했던 이들을 과연 인간이라 말할 수 있을까. 인간의 탈을 쓴 악마와도 같은 모습이다. 게다가 이런 흉악한 범죄에 신학대학 교수이자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회자까지 연루되었다는 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이 같은 사건의 근저에 ‘가정 해체’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유심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들 사건들은 모두 가정 해체로 인해 결국 자녀를 살해하는 데까지 이른 참혹하고 비극적인 사건이다.

우리 사회 전반에는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급기야 사회 구성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가정에서조차 이러한 살인 행위가 잊을만하면 발생하고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타인은 물론 가족의 생명조차도 무의미하게 여기는 감정과 이성이 마비된 괴물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세상이 갈수록 삭막하고 각박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대신 삶과 사회를 기름지게 하는 인간중심적 참된 가치는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이 같은 그릇된 사회통념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인성교육이 절실한 것은 물론 인간성회복을 위한 사회적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존속살인의 비극이 되풀이 된다면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건강한 공동체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어떤 인간관계보다 정과 사랑,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를 보듬고, 보살펴 줘야 할 가정과 가족의 개념이 가족 해체로 인해 건조하고 무의미한 관계로 뒤바뀌고 있다. 흔히 가정에서 일어난 일은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만연하다. 그러나 존속살인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될 수 있는 사건이니만큼 법적인 도움과 조언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개인주의 성향이 만연해 지면서 자연적으로 가족해체로 이어지고 극단적인 경우 존속살인이라는 파국으로 치닫는 병리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집안문제라는 편견을 갖지 말고 사회적 문제라는 생각으로 존속살인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사회적으로 제어해 나가야 한다.

결국 존속살인을 막기 위해서는 ‘가족의 문제는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랑의 공동체인 교회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교회가 이러한 가정해체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가정이라는 소중한 보금자리를 든든히 세워 나갈 때 존속살인과 같은 패륜적인 범죄를 미연에 방지해 나갈 수 있다. 가정이야말로 하나님이 세우신 축복의 통로이기 때문이다. 그런대도 목회자가, 그것도 저명한 신학대학의 교수가 자신의 친자녀를 살해하고 방치했다. 부끄럽고 참담하다. 우리 모두 회개하자.
 
예장 통합피어선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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