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수 강 목사
젊은 남녀가 서로 마음에 끌려 결혼 후 자녀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린다. 자녀들이 장성해 결혼하면 가족이라는 둥지를 떠나 또 다른 새 둥지를 만든다. 부모들은 의례 그렇게 되겠지 라는 생각은 하지만 막상 자신이 그러한 일을 당하면 감당하는 부모들도 있겠으나 대게는 힘들어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를 두고 사회복지학에서는 빈 둥지 증후군이라고 한다. 이들이 견디다 못해 혹 자살을 생각하니 문제다.

일찍 결혼한 부부는 자녀를 조기 출산해 그래도 나이가 젊다고 여길 때에 두 부부가 남게 되니 약간의 젊음으로 가정의 빈 둥지를 그런대로 이겨내는 지혜와 생활을 마련하고 있다. 문제는 요사이 젊은이들은 40이 되어도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다보니 만혼해서 낳은 자녀가 자라 결혼하게 되면 육십이 훌쩍 넘게 된다. 그러니 50대 보다 더 공허함과 허탈함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한 경우도 생긴다. 그러다가 부부 중 어느 한쪽이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면 홀로 남게 되는 경우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면서 생존자체에 위협을 받게 된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자신으로부터 사라진 후 남은 인생 홀로 살아가야 하는 적막함과 쓸쓸함 속에서 삶의 의욕을 상실해 외로워 도저히 홀로 살 수 없다는 자괴감을 갖는다.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일이 종종 있다. 여기에는 종교도 기독교 신앙도 모두 무용지물이다. 그래도 부부가 함께 식탁을 마주대할 때에는 덜하던 고독감과 식생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영양실조와 각종 질병에 노출된다.

젊은 자녀들은 각각 가정을 꾸리며 부부가 함께 맞벌이를 하다 보니 자연 늙은 부모에 대한 문안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보니 자녀들을 떠나보낸 부모의 마음은 늘 외롭고 쓸쓸하다. 그리고 자신이 젊을 때에 자녀들을 양육하던 그 시절이 눈앞에 아른거려 헛것을 보는 것처럼 홀로 웃기도하고 중얼거리기도 하고 자녀들의 이름을 부르기도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울고 웃고 한다. 결국 주위 사람들은 이상하다고 여기며 접근을 꺼려 하니 이제는 이웃도 없어지는 적막한 생활을 견디지 못한다. 그러다 실성하게 되고 치매 증상이 생겨 스스로 생활을 감당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이제 우리들 주변의 익숙한 풍경이다.

가까운 일본에는 고독 사 노인들을 위한 보험이 생겨 홀로된 노인들에 대한 입주를 꺼려하던 원룸이나 세집 주인들은 독거노인들에게 세를 허용한다고 한다. 그래도 노인보험의 선진국인 일본에서는 최소한의 독거노인들의 사후에 장례정도는 해결하는 사회적인 안전장치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그런 단계는 아니지만 혹자들은 곧 독거노인 사후 장례를 위한 사망 장례보험이 생길 것이라는 소문이다.

사회적인 안전장치도 중요하고 보험도 중요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 안에는 신, 구교 합해 일천만이 넘는 기독교도들이 있다. 교회와 성당의 수는 적게 잡아 약 십 만개 수를 헤아린다. 이러한 종교인구 중에 기독교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도 교회는 아직까지 독거노인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인들은 교회나 성당은 부자라고 한다. 일 년에 성도들이 교회를 위해 감당하는 헌금은 엄청난 금액이다. 그런데 대부분 교회와 성당은 유입된 헌금의 사용처가 먼저 교회 건물의 현대화와 교회운영비에 거의 소진하고 있다고 한다. 자기들만의 잔치에 어려운 이웃이나 독거노인들과 청소년들이 소외되고 있는데도 교회는 무관심이 현 주소다.

한국교회 실정은 젊은이들이 떠나고 교회에 남은 자들은 노년층이라고 한다. 그리고 교회 내의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관계로 교회 주변의 불신자 노인들 특히 독거노인들에게 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이유를 앞세운다. 물론 교회내의 노인 문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교회 밖의 독거노인들에 대한 관심이다.

사회가 어지럽고 남북이 대치된 상황이 끝을 행해 치닫고 있는 시기에 교회는 더 늦기 전에 본래 해야 할 일을 찾아 해야 함이 그래도 지금까지 잘못한 일에 대한 회개가 되지 않을까? 건물투자에 교회의 역량을 소진하지 말자. 교회주변에 눈을 돌려 전수조사를 통해 홀로된 노인이나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이 누구인지 파악하자. 교회의 헌금의 일부를 이들을 위한 기금으로 쓰자. 헌금은 본래 돈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성도들에게 맡겨둔 것인데, 이것을 거두어 아론처럼 금송아지 형상과 같은 마천루를 지어 하나님의 뜻이라 하는 오용을 금하고 고아와 과부의 하나님이신 뜻에 맞게 사용 하자. 조금 늦었지만 교회주변독거노인 파악을 위해 관할 행정기관과 협력해 돌봄일지를 작성 독거노인이 홀로 임종하지 않도록 생명 존중 캠패인을 전개함이 어떤가?

필운그리스도의교회 담임/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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