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신 목사
2016 총선과 2017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의 관계자들이 기독교계 단체를 방문하는 등 기독교계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교계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기 위해 교계 지도자들은 물론 각 지역 목회자들을 방문하는 일이 더욱 잦아질 것이다.

그러나 매번 선거 때마다 겪은 지역감정이나 학연, 혈연 등 망국적인 병폐가 되살아나곤 했다. 이번 총선과 대선에서도 이 같은 망국적인 병폐가 되풀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협이 2016 총선과 2017 대선을 위한 기독인 선거대책연대를 발족하고 활동에 돌입했다. 교회협은 “정의롭고 평화로우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선거를 통해 국민의 의사를 정확히 전달하고 실현시켜 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민주주의 가치에 합당한 정책 제안, 투표 참여 캠페인, 공정선거 감시 활동, 선거관련 보도 모니터링과 감시 등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캠페인에 앞서 목회자는 물론 기독교인 스스로가 고질적인 지역감정을 배제하고 21세기 국가를 이끌어 갈 참신한 지도자를 선출하고자 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선거에서 기본적인 자세가 없으면 아무리 올바른 선거 캠페인을 벌인다 해도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후보들이 겉으로는 지역감정을 철저히 배제하겠다고 말해 왔지만 선거 막판에 이르면 비상수단으로 지역감정을 최대한 활용하곤 했다. 지금 우리 정치권 판도가 이 같은 지역구도로 형성되어 왔다는 점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도 충분히 지역감정이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목회자들과 기독교인들은 무엇이 올바른 선거인가를 분명하게 인식해 한다.

흔히 교회에서는 정치와 신앙은 별개라며 선거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 복음의 궁극적인 목적이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 건설이라고 한다면 사회정의는 곧 선교적 사명인 것이다. 이런 신앙적인 고백과 실천 없이 복음선교는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진정한 신앙 공동체 안에서 보면 한겨레요 형제, 자매인 것이다.

그러므로 각 교회에서는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신앙적인 자세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물론 투표권은 개개인의 몫이지만 그 판단이 신앙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지역감정에 현혹되지 않을 뿐더러 금품이나 향응 등 타락선거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올바른 선거 캠페인은 의례적인 구호로 그치지 말고 기독교인답게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신앙적인 호소를 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목회자들이나 성도가 그 어떤 세속적인 판단이나 흐름에 이끌리지 않는 굳건한 신앙적인 자세를 잊지 않을 때 이번 총선과 대선의 결과가 예수 그리스도의 정의냐 아니면 타락한 불의냐로 판가름 날 것이다. 기독교인들의 신앙적 판단에 의한 보다 많은 투표참여를 당부한다.

예장 통합피어선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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