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재 민 목사

3:1, 13일 현재 국내 각종 포털 사이트 검색순위 1위를 차지한 인간과 컴퓨터 바둑대결의 중간결과다. 5판 3선승제로 약속된 대국에서 바둑계의 현 세계 1인자를 세판 내리 이겨먹은 그 프로그램의 이름이 ‘알파고’란다. 왜 하필 ‘알파고(영어:AlphaGo)’인가 싶다. 아마도 그 프로그램을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지주회사 이름이 [알파벳]인 것에서 비롯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알파벳]의 사장 ‘세르게이 브린’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이 자유의지를 갖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컴퓨터가 이겨도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 사람이기에) 어느 쪽이 이기든 ‘인간승리’임을 강조하면서, ‘인공지능이 사람을 지배할 수 없다’는 철학을 밝힌 것으로 보아 영적으로 불손한 의도를 가지고 지은 이름이 아닌 것으로 이해한다.

또한 세상의 지각변동이 있을 때마다 영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예를 들어 신용카드나 바코드가 얼굴을 내밀 무렵 ‘666’을 상기시켰던 유의 강단은 나와 맞지 않는다. 과학은 그냥 과학인 것이다. 그럼에도 그 이름에서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마지막이요 시작과 마침이라”하신 계22:13의 말씀이 계속 떠오르며 왠지 모를 긴장이 찾아든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이름 ‘알파고’의 마지막 글자 ‘고’가 문제였다. 각종 외신에서 ‘game of Go’라 하는 것을 보아 ‘GO'가 바둑을 뜻하는 한자(碁)에 기인한 것이겠으나 그것이 왜 하필 GO? 어차피 일본식 발음이니 ‘ko’도 있겠고, 묵음을 삽입할 수도 있겠는데! ‘브린’의 인터뷰에 미래를 향한 강한 의지를 느끼며 현재로서도 감탄을 연발케 하는 인공지능 ‘알파(Alpha)’가 계속 ‘고(Go)’해서 어디까지 가겠다는 것인가? 그렇게 가다보면 ‘오메가(Ω)’에 이르지 말란 법 없다. 나와 당신이 아무생각 없이 세상을 따라간다면, 그나마 실낱같이 이어지고 있는 창조주의 영역이 언제인지도 모르게 우리 뇌리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

결코 ‘컴퓨터 프로그램’에 붙여진 이름에 영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계몽주의 시기의 과학혁명이 교회와 신앙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듯, 발달과 발전 속에 있는 인류가 하나님과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약점을 노리는 마귀가 군중심리에 약한 우리를 알지 못하는 사이 분위기에 편승시켜 놓을 것이다. 때문에 우린 더 많이 기도해야한다. 3:0이 되어 승패는 이미 결정 났어도 이벤트는 계속 진행되며 그 열기 또한 점점 더하는 이유는, 사람이 한판이라도 이겼으면 하는 바람과 인간이 기계에게 지배당하는 날이 올까 하는 위기감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발 빠른 언론들은 ‘인공지능의 발달로 사라질 직업들’이란 자극적인 기사를 쏟아 내고 있다. 이러한 생각은 오직 인간만의 것일 뿐, 기계는 이기든 지든 아무렇지 않다. 그래서 ‘자유의지’는 오직 사람에게만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린 우리의 최상위 영역인 그 위대한 ‘자유의지’를 ‘타락’이나 ‘불순종’의 자유로 몰아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신 ‘Free Will’의 참 의미는 ‘구원에 대한 갈망’으로 볼 것이다. 절대 잊으면 안 되는 것은, 모든 직업이 다 사라지고 오직 ‘알파고’의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시대가 열린다 할지라도 ‘구원’만큼은 그것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행4:12], “예수 이름 외에는 없다”하신 것을 기억하라. ‘구원’은 사라질 직업군에 속하지 않는,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유일하신 창조주 하나님만의 것이다. 분명한 것은 ‘알파고’가 ‘오메가’까지 이르기 전, “전에도, 이제도 계시며 장차 오실 전능하신 창조주”(계1:8)께서 홀로 알파와 오메가 이심을 만민이 알게 될 것이다. 그때엔 오직 믿음으로 예수이름 부르는 사람만 구원을 얻는 것이다. ‘알파고’를 향한 관심 그 이상 하나님을 향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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