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신 목사
한국교회 어린이 예배가 사라지고 있다. 교회의 50% 이상이 어린이 예배를 드리지 않고 있다. 특히 중소형교회는 더욱 심각하다. 주일학교는 위기가 아니라 붕괴되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교회의 관심과 대책마련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주일학교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시급하다.

주일학교 침체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일부 목회자들은 사회적 저출산이 원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저출산의 영향이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점은 다른 곳에 있다고 본다. 사실 한국교회의 주일학교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어린이 예배를 등한시하는 잘못된 풍토에서 기인한다.

대다수 목회자들이 장년 전도와 목회에는 열심을 내면서도 어린이 사역에 대해서는 시큰둥하게 반응하고 있다. 주일학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다.

이처럼 목회자의 주일학교에 대한 근시안적 시각이 팽배하다 보니, 목회계획에는 주일학교 부흥의 시급성이 결여되어 있고, 주일학교를 나이 어린 전도사나 신학생 정도에게 맡기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이 교회학교를 부실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미래는 주일학교에 달려 있다. 지금처럼 주일학교를 방치(?)한다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저출산을 핑계 댈 것이 아니라 저출산 속에서도 활력이 넘치는 교회학교를 만들어갈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과감한 투자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 현실을 보면 주일학교에 대한 투자가 미미하기 그지없다. 교육전도사에 대한 처우문제도 상당히 열악하다. 한 교육전도사는 교통비 정도만 지급받고 있다고 했다. 지방으로는 교육 전도사가 내려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제대로 된 대우를 해 주지 않으니, 시간을 투자하며 내려올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것이다. 결국 주일학교를 담당하는 자리에는 고급인재가 보장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열심을 내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역량과 자질을 갖춘 교사 양성도 시급하다. 주일학교의 성패는 사실 주일학교 교사에 달려 있다. 교회와 교단에서 교사양성에 관심을 갖고 이들의 전문성을 키워주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기울여 왔는지 돌아봐야 한다. 현재의 교사들이 학생들의 신앙교육을 책임질 만큼 잘 훈련되어 있는가를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한다.

교육공간의 확보와 공과책 및 교육기재를 마련하고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도 아낌없는 투자를 해야 한다. 기독교 전래 초기에는 교회교육이 학교교육을 책임졌다. 전국에서 전통을 자랑하는 기독교학교들이 이 시기에 세워졌다. 하지만 어느새 교회교육은 발전하는 학교교육에 비해 항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이제라도 주일학교 활성화에 한국교회가 사활을 걸고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주일학교는 한국교회의 미래이며, 과감하고 시급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일학교를 등한시하는 목회자들의 인식변화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예장 통합피어선 총회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