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장 총회교육원 개원 40주년 심포지엄에서 윤응진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기장 교단은 그 동안 사회 민주화와 정의구현, 그리고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사회 변혁을 촉진하기 위해 헌신했으나, 그 과정에서 교단 자체와 개교회 내부의 민주화와 정의,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자기변혁의 노력은 소홀히 했다. 사회비판의 목소리는 높았으나, 교단과 교회의 현실에 대한 자기비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교육원이 개원 40주년을 맞아 개최한 교육 심포지엄에서 기장 교단의 교회교육이 차별성과 독특성을 상실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신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 윤응진 교수는 지난 26일 서대문 총회교육원에서 개최된 심포지엄에서 “기장이 극복했다고 여겼던 근본주의 신학의 논리와 교권주의는 여전히 공존하며, 교회교육은 교회의 현상유지를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을 뿐”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기장과 기장의 교회교육은 다른 교단과 비교하여 내세울 만한 차별성과 독특성을 상실하고 말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윤 교수는 “기독교가 존재하여야 하는 이유는 예수가 시작한 ‘하나님의 나라’ 운동을 증언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직접 그 운동을 계승하기 위한 것”이라며 “예수가 사용하였던 ‘하나님의 나라’ 개념으로 되돌아가 더욱 적극적인 의미에서 교회들과 그리스도인들의 존재 이유를 성찰해야 한다. 그 동안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만을 강조했던 목회와 교육의 방향이 예수를 ‘따르는’ 삶, 즉 하나님의 나라 운동에 참여하는 삶을 실천하도록 계몽하고 격려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단 차원의 교회교육 활성화를 위해서 제도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총회의 기관들과 각 교회에서 교회교육을 담당하는 부서들은 기독교교육학 전공자들이 업무를 전담하도록 할 것 △가급적 목회담당 교역자와 교육담당 교역자가 함께 협력하는 팀 목회가 장려되어야 할 것 △평신도 사역을 활성화가기 위한 성인교육이 시급히 실행될 것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교회교육은 학습자 중심의 교육으로 기획되고 실행되어야 할 것 △학습내용만이 아니라 학습 분위기가 교육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 등을 제시했다.

윤응진 교수는 “‘랍비’ 예수는 ‘하나님의 나라’에 대하여 설교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이 ‘가르쳤다’. 가르침 없이는 계몽이 없고, 계몽이 없으면 새로운 세상을 열 인재들을 양성할 수 없다. 평화공존 능력을 훈련하는 에큐메니칼 학습공동체로서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 운동에 효과적으로 참여하기 위하여, 구성원들이 서로 배우고 가르치도록 자극하고 격려하고 지원하여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총회교육원이 실제로 교회들이 학습공동체로 역할을 다하도록 지원하는 교육센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연규홍 교수(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장)와 이정희 박사(한국루돌프슈타이너 인지학연구센터)가 발제했다.

한편 기장 총회교육원은 심포지엄에 앞서 개원 40주년 기념 감사예배를 드렸다. 감사예배는 기장 부총회장 권오륜 목사(발음교회)의 말씀선포, 교육원 제 4, 5대 원장이며, 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 CBS 사장을 역임한 김상근 목사의 성찬집례 등으로 진행됐다.

심포지엄 후에는 동문과의 만남 시간도 마련됐다. 교육원을 통해 배출한 목회자를 초청하여 지난 40년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40년에 대하여 대화와 토론을 나눴다.

기장 총회교육원은 1975년 제 60회 총회에서 선교정책을 강화하고자 결의하여 선교교육위원회를 조직하고 선교사업국과 선교교육원을 설치한 데서 출발한다. 설립 취지는 교회의 본래적인 사명에 충실하기 위한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의 계속 교육, 그리고 도서 출판과 조사 연구 사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있다. 이는 설립 당시의 독재적 정치상황과 반인권적 경제 성장주의에 대응하려는 기장의 결연한 의지를 담은 것이기도 하다.

선교교육원은 특히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제적당한 한국신학대학 학생들의 계속 교육과 일반 대학 제적생들을 수용하여 신학교육을 계속하였으며 추방당한 해직 교수들이 여기에 모이게 된 것은 특별한 신학 작업의 기초가 되었다.

1984년 총회교육원으로 기관명을 변경하고 한국인의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주체적 신학작업을 이루어 민중신학의 산실로 자리 잡았다. 목회현장에 필요한 설교, 성찬, 세례 등의 목회의 실제문제를 신학적으로 정리하였고, 세계교회의 JPIC 신학을 한국교회의 목회적 지평에 융합시켰다. 선교신학대학과정과 여자 전도사대학과정, 목회신학대학을 설립하여 목회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했으며, 장로교육, 평신도 교육을 통해 교회의 부흥과 성장에 기여해왔다. 또한 다양한 교재를 발간하여 교회교육의 새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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