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 인권센터가 김조광수 감독을 초청해 가진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마당’이 동성애 반대 단체들의 거센 반발 속에 흐지부지 마무리됐다.

교회협 인권센터는 지난 28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당초 예정된 이야기마당을 강행했다. 그러나 사전 공지된 2층 조에홀이 아닌 7층 예배실에서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번 이야기마당을 앞두고 이미 충돌이 예견됐던 상황. 행사 1시간 전부터 한국기독교회관 밖에서는 동성애 반대 단체들의 규탄 기자회견과 시위가 열렸고, 2층 조에홀에는 동성애 반대 측으로 보이는 방청객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이 때문에 교회협이 장소를 7층으로 옮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최측은 대부분의 기자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새로 마련된 장소에 비밀스럽게 모였다. 이로 인해 행사는 20여 명만 참석한 가운데 15분 정도 늦게 시작됐다. 사전 공지된 곳에서 기다리던 방청객들은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다.

김조광수 감독의 1시간 발언 및 30분 질의응답으로 진행하기로 하고, 김조광수 감독은 자신의 신상에 대해서 1시간여 얘기를 진행했다.

김조 감독은 자신이 동성애 성향을 치유받기 위해 교회, 성당을 다녔으나 치유되지 못해 불행한 삶을 살았음을 고백한 후, 교회가 교회 안에 있는 동성애자들의 아픔만이라도 헤아려줬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7층에서 비밀스럽게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반대측이 7층으로 몰려오면서 더 이상 행사는 진행되지 못했다.

이들은 “뭐가 떳떳치 못해서 몰래 하느냐”고 격렬하게 항의한 후에 통성기도로 행사를 방해했다. 일부는 김조광수 감독에게로 접근했다.

이에 주최측은 더 이상 행사 진행 진행이 불가함을 알린 후, 대기 중이던 경찰에 도움을 청해 경찰의 도움으로 김조광수 감독을 건물 밖으로 안전하게 이동시켰다.

그러자 화가 난 행사 반대자들 중 일부가 2층으로 내려가 단상에 부착된 현수막을 떼어내는 한편, 현장을 지키고 있던 주최측 진행요원들에게 자신들을 속였다며 강력하게 항의하다 자진 철수했다.

반대측은 “자신들은 방청객으로 참관하려고 왔을 뿐인데 1시간여 자신들을 속여 가며 몰래 행사를 한 교회협측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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