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앙의 가장 기본적인 성경이 언젠가부터 기독교인들에게 외면을 당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더 와 닿지 않는 것이 현실.

이에 맞춰 <기독교사상 5월호>는 특집 ‘우리말 성경, 미래세대 그리고 성경읽기’를 통해 성경을 읽지 않는 기독교인들이 늘고 있는 현실을 점검하고, 문제를 다양한 각도로 분석한 뒤 그 해결책을 모색했다.

<기독교사상 5월호> 특집은 우선적으로 성서 번역의 문제에 집중한다. 현재 한국 개신교의 절대 다수에 의해 읽혀지는 『개역한글판』과 『개역개정판』 성경의 옛말은 젊은 세대에게 상당히 낯설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공동번역』이나 『새번역』 성경과 같이 비교적 쉬운 현대 대중어로 번역된 성경이 나와 있긴 하지만 개신교회에서는 그리 널리 사용되고 있지 않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쉽게 읽히는 우리말 성경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특히 성경읽기에 점점 관심과 흥미를 잃어가는 젊은 세대에게 ‘어떻게 성경을 읽게 할 것인지’에 대해 한국교회 전체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먼저 민영진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가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성경 번역”, 김주성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연구원이 “한국어 성서의 언어사회학적 의미와 전망”, 전무용 대한성서공회 번역실 국장이 “학생, 청년들이 성경을 읽어야 한국교회에 미래가 있다”, 능내교회 최병수 목사가 “다양한 성서 번역본과 설교 준비의 실제-원어 성서에서 새번역 성서까지”, 김주한 교수(한신대학교 신학과) “종교개혁자들은 왜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을 주장했는가”란 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설명했다.

민영진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미래 세대의 지향이 옛것의 부정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되며, 전통과 현재의 공존이 성서 번역을 더욱더 풍요롭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성서 번역은 특정 젊은 집단이 아니라 미래에 함께 살아갈 남녀노소 모든 독자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주성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연구원은 조선어 성서 보급이 개화기와 일제강점기, 국민국가 건설시기에 수행한 언어적, 사회적 역할을 비판적인 관점에서 분석하면서 “김주성의 비판적 평가는 앞으로 한국어 성서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일러준다. 우선 개종주의 및 보수주의의 틀을 뛰어넘어 남북분단, 세대 간의 괴리, 다민족·다문화 등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이 성서 번역의 콘텍스트임을 인식하는 것이 과제”라면서 “그러한 인식이 성서 언어의 발달을 추동할 때, 성서는 사회적 기능을 회복하고 미래 사회를 여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무용 대한성서공회 번역실 국장은 “옛것이 어떻게 젊은 세대를 위해 긍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 고민한다”면서 “옛것의 유용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젊은 세대 스스로 읽을 수 있는 새로운 성서를 그들의 손에 쥐어주는 것 또한 근본적인 과제라고 본다. 젊은 세대의 성서 읽기가 교회의 미래를 담보한다”고 설명했다.

능내교회 최병수 목사는 한글 성경 번역들과 영어 성경 번역들을 서로 비교하면서 같은 원문이지만 어떻게 표현이 달라지는지를 소개했다. 또한 그것들을 재해석하면 서로 다른 설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실제를 보여줬다.

김주한 교수는 ‘오직 성서’라는 종교개혁의 슬로건이 탄생한 역사적 배경을 추적한다. 아울러 성서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유일한 규범이요 척도’로서의 권위를 확보하기까지의 개혁자들의 투쟁에 대해, 또 마르틴 루터에 의한 독일어 성서 번역 이후 성서의 대량보급과 그 반향에 대해 다뤘다.

이밖에도 성서와 설교에 한민교회 서재경 목사와 목포산돌교회 김종수 목사, 한일장신대학교 이종록 교수, 세신교회 김종구 목사가 참여했다. 또한 문학와 신학에서는 서울장신대 김호경 교수가 ‘검과 평화’, 일본 난잔대학 김승철 교수가 ‘흔적과 아픔의 문학(15)-역사소설의 세계② : 순교자 베드로 기베’, 홍익대 손수연 초빙대우교수가 ‘17세기의 종교미술’를 각각 다뤘다.

아울러 책마당에서는 감리교신학대학교 이환진 교수가 월리엄브라운의 <시편>을 ‘큰 소리로 노래하고 찬양하는 성전, 시편’이란 주제로, 문화평론가 이원석 작가가 글렌 그린월드의 <감시국가>를 ‘1984는 아직도 우리곁에 있다’는 주제로, 서경대 이복규 교수가 김응교의 <처럼-시로 만나는 윤동주>를 ‘62편의 시로 읽는 윤동주’란 주제로 각각 서평했다.

특히 특별 기고에서는 4.16 2주기를 맞이하여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세월호가 드러낸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박철 목사(좁은길교회, 부산 예수살기 상임대표)와 홍이표 목사(일본기독교단)가 피력했다.

박철 목사는 ‘기억하고 공감하라’란 주제로 지난 4월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독인 집중 기도와 행동의 날”에 전한 설교문을 통해 한국 사회에 만연한 정의에 대한 감수성 및 공감능력의 부재를 문제 삼았다.

홍이표 목사는 ‘일본에서 바라본 세월호 참사’란 주제로 “4.16이 국가권력의 야만성, 경제적 번영과 수익을 사람의 생명보다 중시하는 기업의 물신주의, 타락한 종교가 가르치는 노예적 구원관 그리고 대중의 극단적 이기주의가 합세하여 빚어낸 참극이라고 본다”면서 “화해가 불가능해 보이는 이 총체적 모순 앞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역시 4.16을 기억하고 함께 울며, 그 진실의 규명을 위해 투신하는 것”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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