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소 영 목사
존속살인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가족범죄는 2008년 1132건에서 2011년 933건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2012년부터 다시 늘고 있다. 2012년 1036건, 2013년 1142건이 발생했다.

특히 최근 6년간 매년 평균 1143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중 가족 살해는 매년 평균 56건이었다. 살인사건의 약 5%가 가족 사이에서 일어난다는 얘기다. 미국(2%), 영국(1.5%) 등에 비해 수치가 높다. 유형별로는 가족 폭행이 335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해(2292건), 살해(336건), 협박(224건)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존속살인 행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우리 사회에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급기야 사회구성의 근간인 가정에서조차 이러한 살인행위가 잊을만하면 발생하고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타인은 물론 가족의 생명조차도 무의미하게 여기는 감정과 이성이 마비된 괴물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세상이 갈수록 삭막하고 각박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대신 삶과 사회를 기름지게 하는 인간중심적 참된 가치는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이 같은 그릇된 사회통념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인성교육이 절실한 것은 물론 인간성회복을 위한 사회적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존속살인의 비극이 되풀이 된다면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건강한 공동체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존속살인을 ‘울타리 살인’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울타리란, 가정 혹은 가족을 의미하는 말이다. 그 어떤 인간관계보다 정과 사랑,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를 보듬고, 보살펴 줘야 할 가족이 만연해지고 있는 개인주의, 가족 해체로 인해 관계가 건조해지거나 무의미하게 바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집안문제라는 편견을 갖지 말고 사회적 문제라는 생각으로 존속살인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사회적으로 제어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결국 존속살인을 막기 위해서는 ‘가족의 문제는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대처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사랑의 공동체인 교회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가정이야말로 하나님이 세우신 축복의 통로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가정에서 하나님의 창조동산의 신비를 맛보며 살도록 하셨다. 크리스천 가정은 하나님의 창조의 질서와 보존의 질서를 유지시키는 도구요 방편인 셈이다.

따라서 교회는 크리스천 가정이 건강한 가족관계를 맺으면서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와야 한다. 특히 가족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문제에 관하여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도와주어야 한다. 가정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교회를 위해서도 가정을 돕고 지원하는 사역에 투자해야 한다. 성도들의 가정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교회가 건강하고 행복한 교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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