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말만 앞세우는 것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한국교회와 사회를 위해 무릎 꿇고 정성스럽게 기도하겠다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 기도는 언제나 매순간 하는 것이다. 무릎 꿇고 기도를 드렸다면, 이제 변화되는 모습을 위해 스스로 걸어 나가야 한다.
가장 먼저 행동으로 옮겨야 할 것은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이다. 잔뜩 부풀려진 몸을 이제 가볍게 만들어야 한다. 권위주의와 물질주의의 왕좌에서 내려와 지상에서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섬김의 본이 되어야 한다. 이 땅의 가난한 자, 굶주린 자, 소외된 자, 병든 자, 눌린 자 등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줄 각오가 필요하다. 교회가 먼저 재물을 쌓아놓지 말고, 아낌없이 나눌 때 불평등한 이 사회도 하나님 안에서 진정한 평등을 이룰 수 있다.
한국교회가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면 이제는 서로 하나가 되기 위해 양보해야 한다. 작금의 한국교회가 가장 비판을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져 하나됨의 본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 자신들만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상대의 이야기는 들으려 하지 않는다.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연합기관인 한기총과 한교연이 분열된 것도 이를 쉽게 반증하고 있으며, 교회협 등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대결구도를 보이고 있는 모습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한국교회가 먼저 하나되지 않고 이 사회를 위해 무엇인가를 시도해보겠다는 발상은 출발부터 틀렸다. 누가 누구를 향해 온전한 목소리를 낸단 말인가. 따라서 한국교회는 모든 일에 앞서 한국교회 내부적으로 하나가 되기 위한 노력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하나되는 모습을 보일 때 비로소 사회통합도 이룰 수 있다.
아울러 한국교회가 이제는 부흥과 성장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생명에 초점을 맞추고 가야한다고 본다. 사실 작금의 한국교회가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동성애 반대,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이슬람 척결 등이다. 이 사안들에 혈안이 되어 있어 진정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생명에는 관심이 부족했다.
최근 묻지마 살인사건을 저지른 전직 신학생과 자신이 돌보는 한 지적장애인의 임금을 5년간 착취한 목사부부, 서울 모 대형교회의 30대 부교역자 목사부부를 아동방임과 학대 혐의로 불구속 등은 모두 부흥과 성장만 쫓은 한국교회가 낳은 결과물이다. 오직 성장에만 목을 매어 진정 돌보아야할 생명에는 ‘나 몰라라’ 한 것이다. 누구보다 생명을 소중하게 여겨야할 교회마저 이러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일반 사회는 오죽하겠는가.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도 좋고, 이슬람을 극구 반대하는 것도 좋다. 차별금지법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것도 좋다. 그러나 모든 것에 앞서 생명 존중이 우선되어야 한다. 생명목회를 부르짖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진정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고, 제1의 종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생명목회로 거듭날 때 가능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한국교회가 방황을 멈추고 바른 길을 가기 위해서 일보 멈추고 뒤돌아서길 바란다. 그리고 냉정하게 한국교회를 스스로 비판하길 원한다. 충분히 개혁과 갱신으로 반성했다면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전진하길 기도한다.
천안성문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