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신 목사
요즘은 세상을 사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시대다. 구조적인 빈부의 격차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상대적인 빈곤감과 박탈감에 시달리며, ‘생존경쟁’이라는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렇다 보니 우리 사회에는 자살도 만연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생활고 비관형 자살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불안하고 이기적이며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사회복지 안전망들이 아주 빈약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경제적인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치열한 경쟁과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만연하는 풍조 속에서 삶의 의욕을 상실한 채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 때, 그리스도인을 자처하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생활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

아마도 절제되고 나누는 삶이 우리에게 필요할 것 같다. 사회가 이기적이고 삭막하고 어려울수록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사람과는 다른 역설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삶을 버리고 철저한 자기 절제와 사랑의 나눔을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절망에 처한 이웃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삶의 열매를 가지고 복음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절제와 나눔’ 이것은 지금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생활 방식이고, 우리가 회복해야 할 이 시대의 경건 실천 운동이다. 고통 받고 소외당하고 있는 이웃들에게 희망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가 지난날의 이기적이고 물량주의적인 사고방식을 버리고 절제와 나눔의 삶을 실천해야 한다. 이것은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당부하신 것이기도 하고, 또 초대교회의 삶의 모습이기도 하다.

초대교회는 재물을 더 이상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함께 나누었다. 먼저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나누고 이웃들과도 나누었다. 이를 위해 초대교회는 경건과 절제의 삶을 살았다. 나누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절제의 생활이 필수적이다. 쓰고 싶은 것 다 쓰고,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나눌 수는 없다. 절제하지 못하면 나누지 못한다.

왜냐하면 나누는 것은 내게 필요 없는 것들을 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함께 가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절제의 목적은 재물을 축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원을 아껴서 이웃들과 나누기 위해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 초대교회는 절제와 나눔을 실천했다. 이것은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방식이었고 복음전파의 방법이었다. 성령의 능력으로 실천된 초대교회의 절제와 나눔의 삶은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았고, 그로 인하여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셨던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의 대 사회적 영향력은 과거 어느 때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하되어 있다. 이제 말만 가지고 하는 전도는 한계에 부딪쳤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 닫힌 전도의 문을 열고,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고통당하는 이웃들에게 새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서 우리는 초대교회처럼 절제와 나눔의 운동을 적극 전개해야 한다.

예장 통합피어선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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