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중범죄가 늘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대한감리회 심재석 선교사(57세)가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 필리핀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심 선교사는 지난 20일 새벽 4시 30분경 필리핀 수도 마닐라 외곽의 안티폴로 지역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심 선교사는 교회 사택에 침입한 괴한과 몸싸움을 벌이던 중 괴한이 휘두른 가스통에 심한 충격을 입어 급히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오전 8시경 두개골 파열에 따른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명의 한국인이 피살되어 각별한 주의가 요청됐으나, 올 들어서만 벌써 3명째 한국인이 피살된 상황이다. 이에 한국대사관은 심 선교사의 사건이 금품을 노린 강도들의 범행으로 판단하고, 현지 경찰과 선교사회장 등과 함께 현장검증을 벌이는 등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필리핀 선교사회도 긴급대책반을 꾸려 사고수습과 장례준비에 나선 상태며, 사고소식을 접한 기감에서도 선교국 김영주 부장과 중부연회 조인현 총무를 현지에 급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교국은 현지에서 선교국장으로 장례절차를 밟은 뒤 화장 후 한국으로 와서 다시 장례식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심 선교사는 기감 중부연회 인천 동지방 지구촌선교교회 파송선교사로, 감신대(80학번)를 졸업하고 싱가포르 선교사를 거쳐 지난 2000년부터 필리핀 메트로마닐라 동북부 지역에서 현지인 사역을 펼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