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재 성 교수
성경은 전체적으로 그 어디에서나 사람들의 성적인 행위와 구체적인 행동에 대한 것은 상세하게 다루고 있지 않다. 역시 레위기서에서도 중요한 원리만을 선포하고 있는 바, 18장 6절에서부터 27절까지 근친상간과 동성애를 금지하여 이스라엘 사람들이 건강하게 가정을 유지하도록 유도하신다.

가족들 사이에 근친상간을 금지하는 조항들은 최근에 이르러서 한국을 비롯하여 여성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나라에서 강조하는 내용들이다. 성경에서 제시된 것만이 모든 사람이 따라야 할 기준이며, 가장 보편적인 인간의 윤리적 기준이 된다.

레위기서 18장 22절과 20장 13절을 보면, 동성애가 철저히 금지되어 있다. 필자는 그토록 오래전부터 동성애를 금지시켜왔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고든 웬함 교수는 앗시리아 부족들과 히타이트 부족들 사이에서도 동성애가 금지되었었으며, 특별한 용어를 사용하여 특별한 행동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정죄했음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레위기에서는 일반적으로 동성애를 금지하고 있으며, 어떤 특수한 행동에 대해서만 정죄한 것은 아니다.

레위기 18장 22절과 20장 13절의 동성애 금지조항에 담긴 핵심적인 교훈은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행동이라는 사실이다. 남자가 남자와 성행위를 하는 것은 자연만물을 지으신 하나님의 창조 원리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여자와 동침함 같이, 남자와 동침하지 말라 이는 가증한 것이니라”는 구절에서 핵심을 이루는 원리는 바로 창세기 2장의 창조원리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하나님은 첫 번째 남자를 만드시고, 그에게서 첫 번째 여자를 만들어냈으며, 서로 보완적으로 채워나가는 가정을 이루도록 하셨다. 모세에 이르러서야 동성애 금지법을 제정하게 되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절대적인 원리로서 인간 사회가 존속하도록 인도해 오셨다. 성생활에서 핵심이 되는 금지조항은 동성애이다.

레위기 20장 13절에서는 동성애를 하는 두 남자는 모두 다 하나님께 가증한 일을 범하였다고 규정한다. 이런 가증한 일을 범한 두 남자 모두 다 사형에 처하도록 규정하였다. 억울하게 원치 않은 강간이나 성폭력을 당한 경우에는 희생당한 여자 쪽에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고 있다. 성폭력의 가해자와 희생자를 구별하는 지혜가 레위기 22장 25-26절에 나온다. 그러므로 만일 동성애가 벌어졌다고 하더라도, 전쟁의 정복자들이나, 군주와 같은 지배계층에게 억지로 끌려 나갔다거나, 힘센 자들에게 당했다고 한다면, 원치않음에도 불구하고 강압적으로 피해를 입은 남자는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물론, 레위기에서 강조되는 율법조항들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예를들면, 예수님께서 모세의 법대로 안식일을 지키면서도, 이제 자신으로부터 새로운 언약이 시행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것은 예수님이 율법을 폐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오셨다는 선포에서 차이가 났다. 따라서, 모든 음식을 다 깨끗하다고 선포하였다 (막 7:19, 행 10:8-11:18). 거룩한 날을 지키는 것도 다소 선택적이 되었다 (롬 14:5-6). 모든 제사제도와 제사장 체계, 성전중심의 희생제다가 완전히 성취되었다 (히 7:1-10:18).

<계속>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조직신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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