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수 강 목사
기독교는 십자가를 상징물로 내세운다. 십자가의 고난과 희생, 죽음이 없이는 기독교가 존재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기독교의 정체성은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가야 함이다. 근래에 기독교는 종교인지 특별한 사교모임인지 분간할 수 없는 모습으로 변질되는 중이다. 기독교 자체를 들여다보면 교회끼리 경쟁하느라 교회의 역량을 허비하는 모습으로 비친다. 오늘 교회에서는 기독교의 초대교회 의 진실한 모습을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흉내도 낼 수 없다.

오늘 기독교의 뿌리인 사도행전에 계시된 교회의 원형은 가르침이 이 살아 있었고, 진정한 교제가 있었으며, 가장 중요한 점은 그리스도의 공동체로서 주의 살과 피를 기념하는 떡과 잔을 통해 공동체 속의 코이노니아는 물론 개인의 삶과 재산과 시간을 모두 희생하는 신앙과 믿음이 있었다. 또한 어렵고 가난한 이웃들에게는 자신의 생명을 나누는 공동체 속에 서로 용해되는 주님의 몸을 이루는 교회로서의 진실함이 살아 있었다. 교회란? 세속적인 모든 문제와 어려움을 받아 주어 하늘의 신령한 은사를 맛본 자들이 그 영혼 구원의 참맛을 알지 못한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곳이다.

한 마디로 말해 초대 교회는 죄악으로 영원한 멸망과 죽음을 해결 못한 세상 사람들에게 영생과 하늘나라로 갈 수 있는 길을 정확하게 가르치며 인도하는 역할을 감당했다. 초대교회를 이룬 성도들의 실생활은 교회 안에서나 밖에서의 행동이 동일했으며, 초대교회 성도들의 말과 행동은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도 이상이었으며, 성도들의 품위와 윤리와 도덕성은 예수님을 알지 못한 세상 사람들을 교회로 모이게 하는 길라잡이가 되었다. 그런데 오늘의 교회는 어떤가? 초대 교회의 흔적은 이미 지식 또는 화석화 되어 찾아 볼 수도 없으며, 그나마 겉 형식은 있다고 볼 수도 있으나 속은 변질 된지 오래된 모습이다.

모든 교회들, 지도자들 그리고 성도들은 외침마다 초대교회를 부르짖고 있다. 그리고 교회마다 자신들의 교회가 가장 성서적인 교회라고 외친다. 현대 교회가 초대 교회를 부르짖고 겉모습부터 속까지 모두 같다고는 하나 실제는 다른 모습이다. 그러니 초대 교회는 날마다 성도들의 더하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오늘의 교회는 말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라고 하나 실제는 세속적인 종교에 지나지 않음은 말씀의 위력이 다하였는지는 몰라도 말씀으로 거듭난 지도자와 성도들의 수가 희박하기 때문에 전체 교인의 수가 급격히 감소함이 안타깝다.

초대 교회에는 사도들과 성도들 공히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해 자신들의 모든 것을 희생했다.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과 죽음은 바로 사도들과 성도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예수님 승천 이후에 예수님을 목격하지 못한 동시대의 사람들은 예수님의 제자들과 예수님을 믿는 초대 교회 성도들의 언행 속에서 비록 자신들이 친히 목격하지 못했더라도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희생의 죽음, 부활, 승천, 재림에 대한 약속을 믿게 되었다. 초대 교회를 이룬 사도들과 성도들의 헌신과 희생 그리고 실제 십자가를 지는 모습이 그대로 세상 사람들에게 의심 없이 전해졌기에 그들은 초대 교회를 통해 영혼을 구원 받을 수 있었다.

초대 교회의 특징은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과 마실 것을 제공해 주었다. 그것도 자신들이 일평생 이루었던 집과 땅을 팔아 교회 사도들 발 앞에 갖다 놓았다. 육신의 것을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자들의 모임이었다. 교회는 무수하게 많은 가난한 이웃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었다. 그런데 한국교회의 모습은 과연 어떤가? 초대 교회처럼 지도자나 성도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고난과 희생, 죽음의 십자가를 지는 신앙이 있는가? 성도들이 교회에 헌금하는 것은 초대 교회와 같다고 볼지라도 그것의 사용처가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이들을 위해 쓰여 진다고 보기가 진실로 어렵다. 거의 대부분의 교회들이 교회의 목표가 지금보다 더 낳은 교회 건물 건축이 일차 목표다. 그리고 남는 여력이 있어야 선교와 구제에 사용하려든다. 어떻게 보면 교회가 하는 일이 거꾸로 아닌가?

6월에 제대로 된 교회를 후손들에게 남겨 주기위해 순수한 신앙을 지닌 믿음의 조상들의 고난과 희생과 십자가 죽음의 순교를 다시 한 번 되새기자. 그리고 믿음의 순수성을 이어받자. 우리 다음 세대에게 비 신앙 보다는 기독교 본래 신앙을 넘겨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한국교회는 순교자들의 피와 희생의 터 위에 세워졌으며,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 희생의 자리에 서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필운그리스도의교회 담임/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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