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길자 목사
6.25 발발 66년이 흘렀다. 한국전쟁은 한반도 전체를 괴물처럼 집어 삼켰다. 20여만명의 전쟁 미망인은 물론, 10여만명의 전쟁고아, 1천여만명의 이산가족을 만들었다. 또한 한반도의 45%에 해당하는 공업시설 등 사회제반의 모든 시설들이 파괴되어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암흑기를 초래했다. 한순간의 선택이 한반도 전체를 불행의 덫으로 인도한 것이다.

남과 북의 관계는 그렇게 갈라져 오늘에 이르렀다. 반세기가 넘는 분단의 굴곡의 역사 속에서 남과 북은 하나가 되지 못한 채 서로를 향해 총칼을 겨누고 있었다. 잠시 서로를 감싸 안은 형국도 취했지만, 이내 맞잡은 손을 놓아 버렸다. 작금의 상황은 냉전체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삼엄한 순간이다. 분열과 갈등의 굴레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를 더욱 견고히 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남한도 하나되기 위한 노력보다는 이웃나라 보듯이 뒷짐을 지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주변 강대국들마저 남한과 북한의 하나됨을 방해하려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남과 북의 하나됨이 멀게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남과 북의 하나됨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이다. 북한은 주민의 생존권을 박탈한 채 핵을 만들고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국력을 쏟지 말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경제적 압박을 뚫기 위한 대안으로 미사일을 개발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생존권을 되찾을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

남한도 마찬가지다. 북한을 괴물로 볼 것이 아니라, 한민족으로 인식해야 한다. 언제까지 북한을 적대적 관계로 인식해서는 안된다. 개인이기주의나 집단이기주의로 북한을 밀어내지 말고, 그들에게 희생의 손길을 건네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한반도가 긴 전쟁의 총칼을 내려놓고 평화통일로 가는 지름길이다.

6.25 한국전쟁 발발 66년이나 흘렀는데, 아직도 과거의 슬픔과 아픔에만 머물러 있으면 안된다. 이제는 후손들에게 하나된 민족을 보여줘야 할 시기이다. 정치적인 이권도 아닌, 오직 하나의 민족으로서 서로를 감싸 안아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기독교가 앞장서야 한다.

정적인 평화통일 운동이 아닌 동적인 평화통일 운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남북관계의 화해 무드 조성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유념해야 할 것이 어디까지나 남과 북의 하나됨은 남한만의 통일도, 북한만의 통일도 아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리내 한민족의 하나됨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지금 한국교회에 주어진 가장 중요한 사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먼저 분열과 갈등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특히 한국교회의 평화통일에 대한 역할 중에서도 한국교회 여성 목회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여성 목회자들이 평화와 사랑, 그리고 생명의 여성 리더십을 발휘해 남과 북이 하나됨의 길로 가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는 성서를 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성서의 중심에는 항상 여성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 모세가 파라오 압제 밑에서 히브리인들을 이끌고 가나안으로 갈 수 있었던 것도, 마음을 비운 모세의 어머니 요게벳의 사랑과 협상의 대가로 알려진 미리암의 지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룻은 다윗 왕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를 않았다. 이들은 위대한 하나님을 믿으며, 여성으로서의 리더십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것은 예수님의 시대도 마찬가지이다. 한마디로 하나님의 역사현장에 여성들이 중심에 있었다.

이제 한국교회 여성 목회자들이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평화통일의 역사현장의 중심에 서야 한다. 한국교회 여성 목회자들이 그 중심에 서서 한민족 통일 운동의 새 역사를 써 나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빛사랑교회 담임· 민족복음화여성운동본부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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