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 성 택 목사
뜻있는 기독교 인사들은 지금의 한국 교회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소리치고 있다. 누가 뭐래도 그 소리는 정확한 진단이고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목소리는 여전히 묻혀버리고 자고나면 새로운 한국교회의 악재들이 터지고 있다. 그런데 근자에 우리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 힘으로는 불가능할 것 같았던 한국교회 연합과 재건의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이 보이는 것 같아 가슴 뛰는 느낌을 참으로 오랜만에 가져 보았다.

6.11일 대한문 광장에 모인 서울시청 퀴어축제 반대집회에 참석한 한국교회 성도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또 독소조항이 들어간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교세의 흐름을 볼 때도, 적어도 보수계열의 교회들만이라도 하나가 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았다. 적어도 한국교회의 미래가 걸린 일이라는 인식이 모든 것을 접어 두고 원근 각지에서 몰려나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듯하다.

최근에는 CBS가 지금의 대표적인 이단인 신천지로부터 전면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이미 신천지의 위협은 생각 이상으로 광범위하게 그리고 조직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현실이고, 이로부터 안전한 교회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CBS에 대한 한국교회의 지원과 협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고, 역시 이를 새로운 결속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CBS가 신천지를 상대로 외로운 싸움을 하게 해서는 안되며, 적어도 신천지가 기독교를 업신여길 수 없도록 단호하고도 확실한 응징의 태도를 연합하여 보이는 것이 절실하다.
이단과의 싸움을 치열해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이단 정죄는 조심 또 조심해야 하고 가능하다면 그들이 되돌아오도록 기회를 주고 또한 형제애로서 촉구해야 하지만,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악질적인 적그리스도의 세력이라면 피흘리기까지 싸워야 하는 것은 당연한 교회의 의무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신천지는 이미 이런 한계를 넘어섰고 교회가 더 이상 방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는데, 그 투쟁의 전면에 CBS가 있다. 당연히 도와야 하고 함께 해야 하고, 선한 싸움을 위한 스크럼을 짜야 한다.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단까지 들어 한국교회를 치시면서, 동성애를 들어 이 땅을 치시면서, 독소조항이 담긴 차별금지법이라는 기묘한 괴물의 출현을 예고하시면서 한국교회의 회개를 촉구하고 계신다. 양심이 있는 목회자라면 돌아서야 하고 나서야 한다. 그 동안의 허물이 많은 사람일수록, 허물이 드러난 교회일수록 눈물닦은 손으로 나서야 한다. 그래야 희망이 있다.

젊은 청년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는 신천지 집회 이야기를 들으면서 목회자들이 울며 회개하지 않는다면 그는 진실로 양심에 화인맞은 종이다. 우리의 알토란 같은 미래를 그들에게 빼앗기고도 태연할 수 없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대학선교가 허명만 남고, 군선교가 정체에 빠지고, 직장선교가 형식화되어가고, 노방전도가 사라지고, 축호전도가 백안시되는 참으로 슬픈 현실에서 교회의 생명력이 되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흩어져버린 한국교회의 일치운동이며, 복음의 본질로 되돌아가는 일일 것이다.

이단의 발호는 기독교가 새로워질 수 있는 하나님이 주신 기회이다. 더럽고 추한 사회적 죄의 관영함은 기독교의 정결함을 드러내 보임으로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는 기회이다. 과거 이스라엘 역사에서 당신의 백성을 바로 잡기 위해 이방을 회초리로 사용하신 일들이 여러 번 있었고 그 때마다 이스라엘은 돌아왔고 그 이방은 멸절되었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이 기회는 분명 한국교회를 사랑하시는 주님이 만들어 주신 기회들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평범한 이야기가 귀감으로 들리는 것은 지금의 현실이 바로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대학 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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