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접어들면서 많은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해외 단기선교를 준비하고 있다. 휴가와 여름방학을 이용해 떠나는 단기선교여행은 대개 1~2주 이내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짧은 여행 스케줄임에도 불구하고 선교훈련 과정을 마친 전문 선교사가 아닌 대학생, 직장인 위주로 팀이 꾸려지다 보니 현지에서의 안전 문제가 항상 제기되고 있다.

단기선교팀이 선호하는 지역은 대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가 아닌 낙후지역이다. 그러다보니 외국인에 대한 범죄의 가능성이 크고 특정 종교성향이 강한 지역에 경우 기독교인에 대한 경계와 배타심이 강해 단순 범죄 이상의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보통 선교사들은 현지 선교사로 파송되기 전에 해당 지역에 대해 다양한 학습과 훈련의 과정을 거친다. 선교 불모지의 경우는 해당 국가 혹은 지역의 기독교단체와 사전에 밀접한 교류를 통해 정보를 입수하기 때문에 돌발 상황이 자주 발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단기선교의 경우는 선교를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사실상 낙후지역에 가서 단기간 주민들과 접촉하며 대민봉사에 주력하기 때문에 기독교 선교의 색채를 드러낼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럴 경우 현지에 파송돼 사역하는 선교사들에게는 오랜기간 공들여 쌓아온 탑이 무너지고 두고두고 선교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단기 선교를 준비하는 교회나 단체들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충분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최근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교연 등 연합기관에 공문을 보내 각 교회와 단체들이 한중 접경지역이나 중동지역에서의 선교활동에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는 최근 중국내 북한식당 여종업원이 집단 탈북한 이후 북측이 보복차원에서 한국인 단체관광객이나 한중 접경지역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테러 납치를 일으키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교계에 요청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한국교회연합은 지난 29일 오전 서울역그릴에서 회원교단 단체 총무 및 선교국장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외선교 위기관리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위기관리재단 김진대 사무총장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샘물교회 선교팀 피랍사건이 벌어진 후 한국교회 위기관리에 큰 허점이 노출되었음을 지적하고 그들이 40여 일간 겪은 고통과 두려움 이상으로 한국사회와 전세계가 충격과 혼란에 빠졌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러한 비극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철저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각 교단 선교책임자들은 각 교단별로 선교 위기관리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지만 교단별로는 한계가 있음을 솔직히 시인했다. 그리고 위기 발생시 긴급한 대처를 위해 한교연과 같은 교회연합기관이 대정부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의 통합작업이 시급하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참석자들은 또 전문선교사가 아닌 여름 단기선교팀에 위기가 닥쳤을 때 이를 대응하는 시스템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라며 서둘러 대비하지 않으면 한국교회에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여름방학이나 휴가를 이용해 단기선교의 경험을 갖고자 하는 것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 한 두 주의 짧은 선교지 방문을 단기선교라고 부를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단기선교팀의 특성상 한 사람이 당하는 위기나 재난은 곧 팀 전체에 위기가 닥치는 것이나 진배없다. 따라서 이번 여름에 선교팀을 파송하는 교회나 단체들은 가급적 위험지역을 피하고, 반드시 위기와 재난에 대한 대비를 팀 전체가 함께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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