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신 목사

올해로 분단과 광복 71주년을 맞는다. 한국교회는 이에 맞춰 기도회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생각만큼 인원이 모이지 않는다. 이는 현재 한국교회 성도들이 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큰 관심이 없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오랜 기간 평화가 지속돼서일까. 아니면 풍족한 삶에서 오는 나태일까. 그러나 명심해야할 것은 우리는 현재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전쟁을 잠시 쉬고 있는 상태라는 점이다. 결코 종전이 아니라 휴전상태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따라서 작금의 상황에 따라 또 다시 전쟁이 올 수도 있고 아니면 종전을 통해 영원히 전쟁의 위험을 걷어낼 수도 있다. 그것은 전적으로 앞으로의 우리 태도에 달려 있다.

정치적으로 민주화를 이루고 경제적 풍요를 맛보면서 잠시 휴전을 종전으로 착각하고 있는데 그런 착각을 버리고 현실부터 자각해야 한다.

71년 전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광복과 민족의 통일을 이루어내지 못했다. 어찌 보면 광복의 기쁨도 그리고 분단의 아픔도 모두 외세의 힘과 그들의 힘겨루기로 이루어진 결과이다. 71년 전과 똑같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는 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현재의 풍요 속에서 과거를 잊고 있다. 언제든 과거의 역사는 되풀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나 한국교회는 전쟁의 위험성을 떠나 같은 민족으로서 굶주림에 있는 북녘의 동포를 생각하고 그들을 끌어안으며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 교회가 평화를 위해 앞장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전통적으로 지나친 우 편향적 태도로 북한에 대해 적대감을 키우는 태도를 가져온 면이 적지 않다.

과거 군사정권 때나 민주화과정을 거치면서 사회적으로도 반북친미의 우익편향에 크게 동조하고 북한동포에 대해 경멸을 넘어 타도의 대상으로 여기며 남북간 긴장에 일조한 면도 없지 않다. 그런 태도는 위험하다. 특히나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이다. 원수까지도 사랑하라하신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북한 정권의 독재나 정치적 형태가 비난받아 마땅하기는 하나 그 속에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은 결코 경멸이나 타도의 대상이 아니다. 그들도 우리처럼 같은 정서를 갖고 있는 같은 민족이며 우리가 어려움을 도와야 하는 대상이다.

적대감이 아니라 동포애를 먼저 갖는 것이 민족의 평화를 위한 길임을 명심하자. 북한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죽어가고 있다. 북한 정권의 잘못된 정치 탓이 가장 큰 원인이고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굶주림 속에 죽어가는 동포들이 타도와 질타의 대상은 아니다. 한국교회가 이런 점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북녘땅의 동포들을 위해 기도할 때 영원한 민족의 평화와 번영은 앞당겨질 것이다.

과거 민족이 어려움 속에 있을 때에도 한국의 기독교는 민족의 번영과 평화를 위해 앞장서며 큰 위로가 되어왔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 한국교회가 한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예장 통합피어선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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