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재 성 교수

1월 12일은 토요일 저녁이었다. 블레어(William Newton Blair, 방위량) 선교사가 고린도전서 12장 27절을 설명하면서 매우 쉽고도 분명하게 복음의 핵심을 제시했다.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는 말씀에 의거해 “불화와 일치”(discord and unity)란 제목으로 설교하였다. 그는 자신의 한 손가락 끝이 잘렸을 경우를 예로 들면서 교회 안에서도 이와 같이, 한 지체가 고통 받으면 모든 지체가 고통 받는다고 말했다. 윌리엄 블레어 선교사가 한국에 도착한 후에 얼마 되지 않아서, 사냥을 하던 중에 손가락을 다치는 사고를 경험했기에 그런 예화를 설교로 사용한 것이다. 거기에 있던 사람들은 거의 다 이 사고를 알고 있었다. 손가락의 고통은 온 몸으로 전달되어서 마침내 머리를 아프게 한다는 것을 생동감있게 전달하였다. 한 성도가 다른 사람을 미워하게 되면, 전체 교회가 아픔을 당하는 것만이 아니요 교회의 머리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 고통을 안겨드리는 것이라고 설교하였다.

블레어 선교사의 설교는 큰 감동을 주었다. 설교를 들은 성도들은 죄가 무엇인가를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였음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면서, 죄를 고백하는 기도를 올리게 되었다고 증거하였다. 성도들은 자신들이 하나님께 올린 죄의 고백에 대해서 용서를 받았음을 확신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1월 13일 주일날 저녁. 장대현 교회에서는 전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교회가 사람들로 완전히 가득 찼다. 모든 성도들이 몰려들어와 앉았는데, 몸과 몸이 부딪혀서 서로 힘을 써야만 겨우 버틸 수 있을 정도였다. 모두들 지쳐버릴 정도였다. 그런데, 무엇인가 모든 것을 덮어서 지켜주시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가졌다. 또 다시 저녁 설교를 들은 후에, 성도들은 몇 차례 구체적인 기도를 올렸다. 여전히 방해하는 세력은 현존하고 있었고, 표면적으로는 악한 세력이 승리하는 듯 보였다.

1월 14일 월요일 정오. 그레엄 리 선교사와 윌리엄 블레어 선교사가 한국의 오순절을 체험한 현장의 주역들이었다. 먼저 성도들의 영적인 움직임을 파악하게 된 선교사들이 월요일 정오에 모여서 진실된 마음으로 하나님께 목청을 다해서 외치는 기도를 올렸다. 그런데 그날 밤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하나님의 임재하심이 충만한 가운데 앉아있음을 모두가 다 느낄 수 있었다. 교회 당 안에 있던 사람들은 확실히 성령의 임재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갖게 되었고, 있었다.

1월 14일 월요일 저녁집회. 먼저 그레엄 리 선교사가 간단히 설교한 다음에 모두가 열심히 기도하자고 강권하였다. 하나님께서는 그 밤에 평양에서 회개의 눈물과 기도 가운데 찾아오셨다. 그 자리에 있던 성도들은 큰 목소리로 다함께 힘써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 효과는 정말로 놀라웠다. 아무런 혼돈이나 혼선이 없이, 거부할 수 없는 자극이 기도를 하는 동안에 사람들의 영혼을 감동시켰다. 전체 회중에 큰 소리로 기도를 계속하면서, 마치 이곳 저곳에서 거대한 물이 쏟아지듯이, 기도의 강물이 하나님의 보좌를 향해서 나아가는 듯 했다. 그런데 여러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아니라, 한 분 성령님께서 하나님을 향해서 들어올리는 듯 했다.

그레엄 리 선교사는 그날의 “부흥의 시간” (the time of the revival)에 대해서 상세하게 기록하였다. 오순절을 상기시키면서, 성령님은 사도행전 2장의 기록처럼 항상 회오리 바람처럼 임재하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과 항상 조그만 소리로 말씀하시는 분도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켰다.

<계속>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조직신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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