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 태 영 목사

형들에게서 미움을 받고 애굽으로 팔려간 요셉. 연이은 고난과 억울함에도 그 성품이 굴절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산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감동적이다. 보디발 아내의 끈질긴 유혹을 물리친 대목은 자기관리에 철저한 지도자의 덕목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자신을 죽이려했던 형들을 오히려 동족을 구원하려는 하나님의 섭리로 받아들인 인품에서는 원수까지 끌어안는 구원자의 모습을 보게 된다. 요셉이 파라오의 꿈 해몽을 계기로 이집트의 총리대신이 되고, 7년 동안 이어진 풍작을 잘 갈무리하여 무려 7년 동안 이어진 대기근을 지혜롭게 극복한 것은 그가 대 제국을 무리 없이 경영할 만큼 대단한 능력을 지닌 인물임을 여실히 웅변한다. 요셉은 어느 한 가지도 흠잡을 데 없는 인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요셉 못지않게 대단한 안목을 지녔음에도 관심의 대상에서 밀려난 인물이 있다. 요셉의 인품과 능력을 알아보고 그에게 모든 권한을 맡긴 이집트의 파라오이다. 요셉이 아무리 탁월한 능력을 지닌 인물이라 할지라도 파라오가 그를 무시해버렸거나, 자기 곁에 두기를 원치 않았거나, 그의 가공할 능력에 위협을 느끼고 제거하려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어두운 권력의 역사에는 늘 그와 같은 아둔하고 비겁한 지도자가 있다. 그러나 파라오는 달랐다. 파라오는 요셉이 노예 신분이었음에도 파격적으로 등용했다. “바로가 …요셉에게 이르되 하나님이 이 모든 것을 네게 보이셨으니 너와 같이 명철하고 지혜 있는 자가 없도다 너는 내 집을 치리하라 내 백성이 다 네 명을 복종하리니 나는 너보다 높음이 보좌뿐이니라 바로가 또 요셉에게 이르되 내가 너로 애굽 온 땅을 총리하게 하노라”(창 41:38-41).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은 대단한 수재이다. 남들은 사법시험을 준비할 대학 3학년 때 벌써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행정고시까지 합격하여 20대에 ‘영감’ 소리를 들은 인물이다. 문제는 그가 살아온 방식이다. 이미 드러난 것만으로도 민정수석을 할 자격이 없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그를 ‘요셉’으로 아는지 끈질기게 곁에 두고 있다. 통치자가 자기 곁에 누구를 두느냐에 따라 나라가 번영할 수도, 재앙을 불러들일 수도 있다. 통치자의 안목이 그렇게 중요하다. 요즘 박근혜 대통령을 보면서 저 옛날 파라오가 위대해 보이는 이유이다.

삼일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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