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재 성 교수

그레엄 리 선교사는 그날의 “부흥의 시간” (the time of the revival)에 대해서 상세하게 기록하였다. 오순절을 상기시키면서, 성령님은 사도행전 2장의 기록처럼 항상 회오리 바람처럼 임재하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과 항상 조그만 소리로 말씀하시는 분도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켰다. 그 당시 집회 장소는 남자들은 한쪽으로 모여서 앉았고, 여성들은 다른 쪽으로 구별되이 앉혔다. 그런데 한쪽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기도하는 소리가 들리자 곧 바로 전체 좌석이 흐느껴 울면서 기도하였다. 감격과 격정 가운데서 그들을 밀어 올려내는 강대한 힘의 임재에 며칠 간 충만하게 젖어들었다. 그 감동의 격류는 통성기도와 통회의 울음으로 쏟아져 나왔는데 마치 영혼의 찬양처럼 들렸다.

“한 사람 한 사람, 연속적으로 일어나서, 자신의 죄를 고백하였다.

마루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자신의 완전한 애통을 표현하고자 주먹으로 치면서 슬피울었다.”

블레어 선교사의 식사를 담당했던 형제도 역시 자신의 죄를 고백했다. 그는 자신의 몸을 바닥에 내던지고 회중들 사이에서 소리를 질렀다.

“목사님, 말씀해 주세요. 내가 지은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희망이 있습니까?

이날 저녁 사경회에 참석했던 분들은 그 때 이미 2주간의 은혜를 충만하게 받고 있었고, 깊은 탄식과 간절함에 사로잡혀서 큰 소리로 울면서 기도하던 이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일일이 한사람씩 도움을 줄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자정을 넘겼는데도 회개기도는 간절해졌고, 새벽 2시까지 이런 고백이 지속되었다.

“살인, 강간, 그리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온갖 종류의 불결함과 음욕, 도적질, 거지말, 미움과 질투... 부끄러움이 없이 고백했다. 사람이 힘으로 이런 고백을 강요할 수는 결코 없는 것이다. 많은 한국교인들은 공포에 질려서 창백해지고, 마루에 얼굴을 가리웠다.”

성령의 감화 감동으로 자신들의 죄를 뉘우치며, 울부짖었다. 낮에는 성경공부를 했고, 밤에는 사경회에 참석하고 있던 성도들은 자신들의 가슴을 움직이는 성령의 충만과 역사하심에 이끌려서 통곡의 기도를 쏟아내고 있었다. 담임목사이던 길선주 목사도 나와서 자신이 친구의 돈을 가로챈 죄를 공개적으로 회개했다. 여인들이 부끄러운 죄를 숨기지 않고 말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1월 15일. 화요일 오전. 그레엄 리 선교사와 블레어 선교사는 월요일 저녁에 참석하지 않았던 선교사들에게 전날 일어난 일을 신속하게 알려주었다. 정오에 거의 모든 선교사들이 함께 모여서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1월 15일. 화요일 저녁.

윌리엄 블레어 선교사는 자신을 돕고 있던 성도들 사이에서 서로 감정이 인간관계가 그리 평안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특히, 장대현 교회에서 활약하면서 블레어 선교사를 돕고 있었던 강 유문이라는 분과 김 장로 사이에 나쁜 감정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화요일 정오기도회 시간에 김 장로와 강 씨를 위해서 여러 사람들이 기도하였었다.

이 날 밤에 집회가 계속되면서, 블레어 선교사는 이 두 사람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다. 김 장로는 장로석 뒤쪽에서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었다. 회개 기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블레어 선교사는 김 장로를 위해서 간절히 기도하였다. 그 분의 마음을 열어주시도록 하나님께서 도와달라는 기도를 올렸다.
 
<계속>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조직신학교수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