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재 성 교수
“나는 하나님을 거슬린 죄를 지었습니다. 이 교회의 장로로서 나는 강유문씨를 미워하는 죄를 지었을 뿐만 아니라, 방위량 목사님을 미워했습니다. 목사님 나를   용서해 주실수 있겠습니까? 나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겠습니까?”

블레어 선교사에게 악감을 품은 것을 회개한다고 하면서, 눈물로 질투했던 자신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회개하였다. 블레어 선교사는 자신의 일생에 그토록 당황스러웠던 적은 없었다고 증언하였다. 당시에 블레어 선교사 자신의 일을 돕고 있으면서, 늘상 함께 했던 사람이 평소에 자신을 미워하고 있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날, 블레어 선교사가 김 장로에게 학생들의 외부활동을 서둘러서 좀 더 잘 준비하라고 강하게 말하였는데, 그런 것이 아마도 마음에 남아서 앙금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었다.

블레어 선교사는 김 장로 곁으로 다가가서 함께 울면서 한번도 그전에 하지 않았던 기도를 하나님께 아뢰었다.

여러 사람들이 바닥에 나뒹글면서 몸부림을 쳤고, 수 백 개의 손들이 높이 들어 올려져 하나님을 향해 사죄의 은혜를 구하였다.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잊어버리고, 오직 각자 한사람씩 하나님과 대면하여 마주하고 있는 듯 했다.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는 수백 여명의 목소리가 예배당 가득히 울려 퍼졌다. (이날 공개적인 회개를 하지 않았던 강씨는 훗날에 선교사들과 결별하였고, 기독교 신앙에서도 변절하였으며 타락하고 방탕한 자로 삶을 마쳤다.) 

선교사들은 이 성도들을 그냥 각자 그런 상태로 집으로 돌려보내면, 마치 우스꽝 스러운 집회를 방치하는 결과가 아닐까 하여 즉각 후속대책을 상의하였다. 동시에 성령이 하시는 일을 간섭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선교사들은 성도들에게 성령을 부워주시기를 간절하게 기도했었고, 이제 그 응답을 받았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각각 성도들 사이에 들어가서, 격렬하게 기도하는 자들에게 하나님의 위로하심과 용서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형제들이여,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여러분들이 하나님께 죄를 지었을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용서하십니다. 이제 기다리시고, 어려분에게 말할 기회가 주어질테니 잠시만 기다리세요.”

그날 밤에 성도들은 한사람씩 나와서 자신들이 지은 죄를 자백하였다. 두렵고 창백한 얼굴로, 몸을 떨면서 심판의 보좌 앞에서 말하듯이 하나님을 바라보았다.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죄들이 감춰져 있다가 드러났다. 교만함도 폭로되었다. 하늘을 바라보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한 죄를 고백했다. 주님께서 자신들을 영원히 버리지 말아달라고 부르짖었다. 하나님의 영께서 사람들의 죄들을 드러내서 고백하게 하시려 하는 경우에는, 그 누구도 그것을 중지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길선주 목사께서도 나와서 공적으로 자신의 죄 고백을 하였다.

맨 마지막으로 그레엄 리 박사가 찬송을 나지막하게 불렀고, 회중은 고요하게 가라앉았으며,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왔다.

부흥회와 기도운동은 화요일 밤으로 끝이 났다. 그러나 평양, 온 도시가 크게 술렁거렸다. 성도들은 남의 물건이나 돈이나 재산을 몰래 훔치거나, 차지한 것을 회개했고, 믿는 자들에게나 믿지 않는 자들에게나 되돌려 주었다. 선교사들은 잃어버린 물건들을 다시 되돌려 받으면서,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계속>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조직신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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