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목사 공급 체제는 개신교회가 한창 외적 성장의 일로에 있을 때의 수요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예측 없이 기존 체제를 유지했기 때문에 쇠퇴의 시기에 직면한 개신교회의 목사 공급이 심각한 불균형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기독교사상 9월호>는 무임목사, 기본생활을 할 수 없는 목사, 교인에게 존경을 받지 못하는 목사, 사회적 지탄을 받는 목사, 목사후보생의 과잉, 부실한 신학교육, 교인의 대거 이탈 등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이번호에는 ‘특집- 목사 양산과 한국교회의 몰락’이란 주제의 특별좌담회를 마련하고, 교계 인사들에게 기고를 부탁했다.

김수남 목사의 사회로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와 손인웅 목사(실천식학대학원대학교 총장), 채수일 목사(전 한신대 총장) 등이 참여한 좌담회에서는 좌담 참석자 저마다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주요 교단들의 신학교에서 배출되는 목사의 수가 이미 과잉이지만 무인가 신학교들을 포함하면 그 수효는 헤아리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무인가 신학교는 물론 인가 신학교조차도 수급의 정상화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위적 구조조정이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존하는 교회들을 인정하고 거기서 새로운 출발하고 현장에서 개혁을 시작해보자는 의견으로 모아야 한다. 또한 목사에 대한 개념, 목회 및 선교에 대한 개념의 외연을 확장하고, 이에 걸맞게 신학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목사후보생들이 다양한 ‘목회 영역’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할 책임이 각 교단, 신학교의 의사결정자들에게 있다”고 밝혔다.

또한 9월호에는 김상건 교수(서원대)를 비롯해 남재영 목사(빈들 공동체), 박경양(평화의교회) 목사가 △목사 양산의 현실, 문제, 대안 △목사 이중직 허용, 해답이 아니다 △좋은 목사 양성 없이는 한국교회 희망 없다 등의 제목으로 글을 실었다.

먼저 김성건 교수는 “목사 수급 문제의 해결은 결국 각 교단에서 최고 의사 결정권을 가진 인사들의 의지와 책임 있는 행동에서 비롯됐다. 교단 산하 교회들로부터 거둬들인 막대한 예산으로 움직이는 종교권력화된 교단 구조(총회, 노회, 연회 등)의 민주적 개혁도 아울러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또한 주요 교단들이 연합하여 변화된 시대에 부합하는 로운 체제 및 신학교육의 마련을 위해 공동연구현재 개신교회가 직면한 문제를 함께 타개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남재영(빈들공동체) 목사는 감리회라는 특정 교단의 예를 들어, 목사 수급 불균형의 결과 중 하나로서 목사 이중직 문제와 관련해 “생활고에 시달리는 목사들이 목회 외의 직업을 갖는 현실은 당연 인정되어야 하지만, 공교회가 책임을 방기하고, 그들의 고통을 외면해왔다는 사실이 지금의 현실을 낳았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수많은 미자립교회 목사들이 겪는 생활고를 함께 연대하고, 경제적 수단들을 아낌없이 그들과 함께 나눌 책임이 공교회에 있다”고 역설했다.

박경양(평화의교회) 목사는 “현재의 심각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양질의 목사 양성을 통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면서 “양질의 목사 양성은 목사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을 비롯해, 목사를 목회 기술자가 아니라 교회와 사회의 존경과 신뢰를 받는 성직자로 양성할 것을 분명히 하는 신학교육과정의 목표의 재설정, 다양한 지적 능력을 가진 목사를 양성하는 신학교육과정의 개편, 신학대학의 통폐합과 교단 차원의 목사 수급 정책 수립, 교단 차원의 목사 생활보장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9월호에는 성서와 설교 설교자를 위한 성서읽기와 문화·신학·목회, 책마당, 성서情談, 교회와 현장 등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